미국이 본토를 직접 관할하는 ‘북부사령부 우주군’(Space Forces NorthernㆍSPACEFOR-NORTH)을 공식 창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최근 잇따라 발표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 담긴 ‘서반구(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 해역) 패권 재건’ 전략이 우주 영역으로 더욱 구체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기관지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Stars and Stripes)에 따르면, 미 우주군은 지난달 30일 미 콜로라도주 피터슨 우주군 기지에서 북부사령부(USNORTHCOM)에 배속되는 서비스 구성군인 북부사령부 우주군 창설식을 개최했다. 서비스 구성군(Service Component)은 특정 전투사령부(Combatant Command, COCOM)에 배속돼 해당 군의 전력을 전문적으로 관리·제공하기 위해 두는 조직 단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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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본토 직접 관할 우주군 첫 출범
미 우주군은 지난해 말까지 모두 여섯 개의 서비스 구성군을 창설했다. 인도·태평양사령부 우주군, 중부사령부 우주군, 우주사령부 우주군, 유럽·아프리카사령부 우주군, 그리고 인도·태평양사령부 우주군 산하에 하위 구성군으로 편제된 주한미군 관할 한국 우주군과 일본 우주군 등이다.
이들 모두 해외 전구에서의 대외 작전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이번에 창설된 북부사령부 우주군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는 물론 그린란드와 카리브해 일부 지역까지가 관할 범위에 포함된다. 북미 본토를 직접 관할하는 우주군 구성군의 출범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지난달 21일 미 남부사령부에 배속된 ‘남부사령부 우주군’(SPACEFOR-SOUTH)이 창설된 지 불과 9일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남부사령부에 배속된 우주군은 중·남미와 카리브해를 관할하며 우주 전력 통합을 담당한다. 열흘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우주 방위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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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사령부 우주군’ 출범 9일 만
이를 두고 스타스 앤드 스트라이프스는 “서반구에서의 전략적 역량 강화라는 미 국방부 우선순위에 부합한다”고 평했다. 아메리카 대륙을 하나의 전략 공간으로 묶어 미국의 ‘우주 방패’ 아래 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백악관이 발표한 NSS에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서반구에 대한 구조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미국이 전통적 영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패권적 지위를 확인하기 위해 1823년 공표한 먼로 독트린의 트럼프 버전인 이른바 ‘돈로 선언’이다. 이번 북부사령부 우주군 창설은 미국이 서반구 패권의 최종 방어선을 해상과 공중을 넘어 우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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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반구 역량 강화…美 우선순위 부합”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공개한 NDS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새 NDS는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과제’로 명시하고, 서반구 전체를 사실상 미 본토의 전략적 연장선으로 규정했다. 그린란드, 아메리카만(옛 멕시코만), 파나마 운하 등 핵심 지역에 대한 접근권 확보를 강조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챈스 솔츠먼 우주군참모총장은 북부사령부 우주군 창설식에서 “(미국의) 모든 전투사령부에서 우주군 서비스 구성군을 구축하는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주군은 분쟁을 억제하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력과 전문성을 보다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사령부 우주군의 핵심 임무는 미사일 경보 및 추적, 위성 통제, 우주영역 인식, 전자전, 우주 기반 정보·감시·정찰 등이 포함된다. 모두 미 본토 방어와 전략 억제 능력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능들이다. 북부사령부 우주군 사령관인 로버트 슈라이너 준장은 성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우주 활용이 확대되면서 전투사령관들은 우주 작전 역량을 갖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북부사령부 우주군은 우주 영역 안팎과 우주로부터, 그리고 우주를 향한 독자적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작전의 자유를 유지하고 미 북부사령부에 특화된 우주 역량을 제공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