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따뜻해진 분위기와 차가운 시선이 동시에 밀라노로 향한다. 한국 쇼트트랙은 ‘원팀’을 외치고 있지만, 국제 무대의 평가는 냉정하다.
대한체육회는 최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심석희(서울시청)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수경 선수단장을 비롯해 김길리(성남시청), 임종언(고양시청) 등이 함께했고, 무엇보다 최민정의 존재가 눈길을 끌었다. 7년간 이어졌던 불편한 관계를 넘어 같은 목표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둘 사이의 균열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깊게 남아 있었다. 고의 충돌 논란과 비방 메시지 사건은 최민정에게 트라우마로 남았고, 이후 계주에서도 두 선수는 거리를 유지했다. 밀라노를 앞둔 지금, 최민정은 과거를 내려놓는 선택을 했다. 그는 이미 “올림픽을 위한 결정”이라는 말로 대표팀의 중심에 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빙판 위에서도 변화는 드러났다. 지난해 ISU 월드투어 1차 대회 여자 3000m 계주에서 심석희가 최민정을 강하게 밀어주는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신뢰가 없으면 불가능한 장면이었다. 한국 여자 계주는 8년 만의 정상 탈환을 목표로 다시 하나로 묶였다. 캐나다, 네덜란드가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두 베테랑의 공존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문제는 외부의 시선이다. 유력 스포츠지 '디 애슬레틱'은 밀라노 올림픽을 앞두고 주목할 세계 스타 26명을 선정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이름은 빠졌다. 쇼트트랙 3연속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하는 최민정, 남자부 에이스로 떠오른 임종언도 포함되지 않았다.
매체는 최근 국제대회 흐름과 세계적 인지도를 기준으로 명단을 구성했다. 쇼트트랙에서는 캐나다의 윌리엄 단지누, 코트니 사로가 선택됐다. 올 시즌 월드투어를 사실상 지배한 선수들이다. 한국 쇼트트랙이 전통의 강자라는 사실은 더 이상 자동으로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은 지금 두 갈래 길 위에 서 있다. 내부적으로는 과거를 정리하며 '원팀'을 완성했고, 외부에서는 냉정한 검증을 기다리고 있다. 밀라노에서 필요한 건 말이 아니라 결과다. 따뜻해진 관계가 금메달로 이어질 수 있을지, 답은 결국 빙판 위에서만 나온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