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앞두고 일본에 지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초 규모 7.5의 아오모리현 지진에 이어 새해에도 일본 곳곳에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빈발하고 있어서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에 발생한 진도 5.0 이상의 지진은 총 7건(여진 제외)이다. 1월6일 일본 남서부의 시마네현 마쓰에시 남동쪽 23㎞ 지역에서 규모 6.2의 지진이 일어났고, 1월12~13일엔 북쪽의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시 북쪽 137㎞와 148㎞ 지점에서 각각 규모 5.0과 5.2의 지진이 일어났다. 같은 날 아사히카와시 동북동쪽 592㎞ 해역에서도 규모 6.2의 지진이 있었고, 15일엔 중서부의 도야마시 남동쪽 56㎞ 지역에서 진도 5.2의 지진이 일어났다.
전 세계적으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연간 2000건 이상 일어나는 만큼 지진의 빈도는 문제될 게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일본 곳곳에 여러 종류의 대지진 발생 시기가 도래하고 있는 만큼, 중소규모 지진들이 대지진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게 일본 서남부의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주기로 발생하는 거대지진(난카이 대지진)이다. 난카이 대지진은 1946년 마지막으로 일어난 만큼 발생 주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대지진이 현실화할 경우 최대 29만8000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학과 교수는 “마지막 난카이 대지진이 난카이 해곡의 가운데 부분인 도난카이 부근에서 발생했다면 이번엔 최남단의 난카이와 최북단인 토카이 지역이 위험할 수 있다”며 “중소 규모의 지진이 발생하면 그간 단층에 쌓인 에너지(응력)가 일부 해소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단층이 부서지기 쉬운 상태가 돼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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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네무로 대지진 가능성 90%”
난카이 해곡이 필리핀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동남부의 취약 지대라면, 쿠릴·치시마 해구는 동북부인 홋카이도 부근 취약 지대다. 태평양판이 오호츠크판 아래로 빠르게 들어가면서 규모 8~9의 지진과 쓰나미가 수천년간 반복되는 구역이다.
지난 달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위원회는 “(이 구역인) 네무로 시 앞 치시마 해구에서 규모 7.8~8.5 지진이 30년 안에 발생할 확률이 약 90%”라며 기존 80%보다 발생 가능성을 10%포인트 높여 잡았다. 지난해 7월말 러시아 캄차카 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지진이 네무로 대지진과 같은 성격의 지진이다.
반면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일본 해구는 2011년 규모 9.0의 동일본대지진 발생으로 단기간 재발 우려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규모 7.0 전후의 지진은 수십 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
홍태경 교수는 “진앙지가 한반도에서 약 1200㎞ 떨어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달리 난카이 대지진은 약 500㎞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지난해 3월 미얀마에서 7.7 규모의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저주파·장주기 지진파’로 인해 약 1000㎞ 떨어진 태국 방콕의 33층 빌딩이 무너졌는데 한국 역시 고층 건물에 대한 지진동 대응 설계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