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합병했다. 전력 부족으로 한계에 직면한 AI 인프라 문제를 우주 공간을 활용해 해결하려는 머스크의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홈페이지에 공개한 직원 서한에서 “지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수직 통합형 혁신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xAI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xAI는 스페이스X의 완전 자회사가 될 예정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와 xAI를 합친 기업 가치는 1조 2500억 달러(약 1801조 원)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xAI를 인수한 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500억 달러 규모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인수로 머스크가 이끄는 여러 기술 기업 간 연결성은 더 강화됐다. 법적으로 분리된 기업이지만 자본 조달과 기술 협업, 인력 운용을 한 방향의 전략적 판단 아래 두면서 사업 간 경계를 점차 낮추는 방식이다. 특히 AI산업처럼 대규모 연산과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선 단일 회사보다 여러 기업의 자원을 묶어 쓰는 구조가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가 자신의 여러 회사의 자원과 직원을 옮기며 하나의 큰 기업처럼 운영해왔다”고 보도했다.
AI 경쟁에서 전력과 데이터센터 확보가 핵심 변수로 부상하자, 머스크는 연산 인프라를 지상에서 우주로 옮기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상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부담과 냉각 비용, 입지·환경 규제에 동시에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수는 구조적 병목을 기업 내부에서 풀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단독 AI 기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연산 자원과 인프라 투자를 스페이스X가 보유한 발사체와 위성을 통해 우회하겠다는 계산이다. 머스크 CEO는 이날 보낸 서한에서 “2~3년 안에 AI 컴퓨팅(연산)을 가장 저렴하게 구현하는 방법은 우주에서 이루어질 것”이라며 “이런 비용 효율성만으로도 혁신적인 기업들은 전례없는 속도와 규모로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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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프라, 우주로 확장될까
우주 데이터센터는 AI 연산 장비를 여러 저궤도(지상 약 200~2000㎞) 위성에 분산 탑재하고, 위성 간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센터처럼 운영하는 개념이다. 각 위성이 연산을 나눠 수행하고, 이를 하나의 컴퓨팅 자원처럼 묶어 활용한다. 지상과 달리 태양광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고, 진공 상태 우주 공간으로 열을 방출할 수 있어 전력과 냉각 문제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머스크 는 “연간 100만t의 위성을 궤도로 올릴 수 있다면 매년 100기가와트 규모 AI 연산 능력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빅테크들도 AI 인프라의 대안을 우주에서 찾기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해 말 ‘프로젝트 선캐처(Project Suncatcher)’ 계획을 공개했다. 태양전지로 전력을 스스로 생산하는 소형 위성에 TPU(텐서처리장치) 같은 AI 칩을 넣어 위성들을 하나의 연산 네트워크처럼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도 우주 데이터센터 기술을 전담하는 조직을 운영하며 관련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대규모 위성 운용 경험과 재사용 로켓 기술을 동시에 확보한 스페이스X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발사 비용과 장비 안정성, 대규모 위성 운용에 따른 관리 문제 등 기술적·경제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NYT는 “현재로서는 우주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는 게 경제적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며 “우주 발사 비용이 1㎏당 약 200 달러까지 떨어지면 경제성이 확보될 수 있지만, 현재는 약 8000 달러 수준”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