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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디스카운트” 또 때린 오세훈…포스트 당권? 노림수는

중앙일보

2026.02.03 00:18 2026.02.03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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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백브리핑을 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지나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 사태를 놓고 연일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장동혁 디스카운트’가 선거를 덮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매우 크다”며 “국민의힘 소속 자치단체장들이 말을 안 해도 속은 숯검댕이”라고 작심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한 전 대표 제명 직후 “장 대표가 당을 자멸로 몰아넣었다”고 장 대표 사퇴를 촉구했던 오 시장은 이날도 “노선 변화가 없다면 제 입장도 달라질 수 없다”고 했다.

특히 이날 오 시장이 국회 본청 복도에서 발언할 때 장 대표가 10m 떨어진 복도를 지나쳤지만 서로 눈길도 주고받지 않는 등 긴장감이 맴돌았다.

4선 서울시장이자 보수 진영의 중량감 있는 정치인인 오 시장의 강공은 당 안팎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3일 통화에서 “한 전 대표의 제명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오 시장이 조기에 ‘장 대표 퇴진’ 카드를 꺼내 들진 몰랐다”고 했다. 대구 지역 의원도 “장 대표 입장에선 친한계의 반발보다 훨씬 뼈 아픈 게 오 시장의 공격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연초에도 장 대표를 향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 옹호 세력과의 절연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장 대표의 퇴진을 언급하진 않았다. 신중했던 오 시장이 강공 모드로 선회한 배경은 뭘까.

먼저 6·3 지방선거를 넉 달 앞두고 국민의힘에 대한 서울 지역 민심이 최악으로 돌아섰다는 불안감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미 여론조사에선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해 12월 29~30일 JTBC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차기 서울시장 가상 양자 대결에서 오 시장 38%, 민주당 정원오 성동구청장 39%로 오차범위(±3.5%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국민의힘 수도권 지역 의원은 “오 시장 입장에선 가뜩이나 계엄·탄핵으로 불리한 구도에서 장 대표의 ‘우향우’ 노선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이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방선거총괄기획단-시도 광역단체장 연석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동산 리스크 등 정부·여당의 악재를 제명 사태 같은 당내 논란이 덮어버리는 데 대한 문제의식도 작용했다. 오 시장 측은 “지난달 29일만 해도 이재명 정부가 현실성 떨어지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는데, 국민의힘은 제명 사태에 발목이 잡혀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다”며 “오 시장은 지금 당장 선거 모드로 전환해도 늦었는데, 당내 갈등만 부각되는 상황에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아예 장 대표와 선을 긋고, 사실상 독자 노선으로 서울시장 선거를 치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당파나 이념에 좌우되기보다는 부동산·경제 등 현실 이슈와 중도 민심에 예민한 서울시장 선거 특성을 고려해 오 시장이 독자 브랜드로 승부를 보려고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장동혁 지도부와 선을 그은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면 향후 지도부 발(發) 리스크가 또 불거지더라도 오 시장의 타격은 덜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강성 보수층 이탈 등 실보다는 득이 크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6·3 지방선거 이후 차기 당권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추측도 나온다. “지방선거 이후 장동혁 체제가 흔들리면, 오 시장이 차기 유력한 당권 후보군으로 거론될 수 있다”(중진 의원)는 것이다. 다만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당권 등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건 결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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