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서 공천 대가로 뇌물 1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에 다시 출석했다. 경찰은 강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 중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3일 오전 강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소환했다. 지난달 20일 첫 조사 이후 14일 만이다. 강 의원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며 “조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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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조만간 마무리?
강 의원은 2022년 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산의 한 호텔 카페에서 김 전 시의원에게서 1억원을 받았다가 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사자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강 의원은 자신이 아닌, 보좌관인 남모씨가 김 전 시의원에게서 금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반면 김 전 시의원은 “강 의원 측(남 전 보좌관)이 돈을 먼저 요구했고, 강 의원에게 쇼핑백에 돈을 담아서 줬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강 의원은 “처음엔 돈인지 몰랐고, 곧바로 돈을 반환했다. 이후에도 김 전 시의원이 억지로 돈을 여러차례 주려고 했다”고 반박진술을 했다고 한다. 중간에 끼인 남 전 보좌관은 “강 의원도 금품임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를 전세자금으로 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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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량 낮추려 서로에게 떠넘기는 듯”
금품전달 과정과 책임을 떠넘기는 이유에 대해선 “선고 형량을 낮추려는 의도”(전직 로스쿨 교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던 박순자 전 국민의힘 의원은 금품을 직접 요구한 정황이 드러나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았다. 박 의원의 요구에 따라 금품을 건넨 시의원 2명에겐 더 낮은 형(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강 의원 사건은 “진실 공방이 계속되면서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검사 출신 변호사)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시의원이 지난달 텔레그램 등을 초기화 하며 등 핵심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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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수사 확대 가능성…김경에겐 불리
수사는 김 전 시의원의 또 다른 공천 로비 의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러 곳에 로비한 정황이 담긴 PC를 경찰이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 PC에 저장된 김 전 시의원의 통화녹음 파일 120여개에는 최소 9명의 민주당 의원 이름이 언급된다고 한다.
김 전 시의원의 주된 통화 상대는 민주당 서울시당 당직자 최모씨와 양모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다. 최씨와 녹음에는 지도부 혹은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의원 여럿이 거론됐다고 한다. 김 전 시의원은 양 전 시의회 의장에게 수백만원을 건넨 사실을 경찰에 시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김 전 시의원이 친·인척 이름을 빌려 민주당 정치인 7∼8명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 전 시의원 동생 회사 임·직원 등이 강 의원에게 차명으로 후원한 것으로 의심되는 수십명의 명단도 확보했다.
경찰은 김병기 의원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 차남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날 빗썸 임원 A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중이다. 경찰은 2024년 9∼11월 김 의원이 차남을 입사시키기 위해 빗썸과 두나무 양측에 인사 청탁을 시도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의원의 차남은 지난해 1월 빗썸에 취업해 6개월간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