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앞바다. 해안가에 비쭉 솟아 있는 두개의 환기구(pier)가 있던 곳에 수몰된 희생자 183명이 있다는 사실을 찾아낸 이는 우베시의 역사 교사인 야마구치 다케노부(山口武信)다.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水非常)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하 새기는 모임)에 따르면 향토사학자이기도 했던 야마구치는 1976년 우베시 지방사 연구를 내놨다. 당시 우베시엔 60여개 탄광이 존재했는데, 해저탄광이 많다보니 수몰사고가 잦았다고 한다.
1911년부터 1948년까지 조세이탄광을 비롯해 이 지역에서 수몰사고가 일어나 희생된 이들은 528명. 야마구치는 이 가운데서도 1942년 2월 3일 오전 9시30분경 조세이탄광에서 발생한 사고에 주목했다. 183명의 희생자 가운데 136명이 조선인이었기 때문이다. 새기는 모임에 따르면 조세이탄광은 지역 사람들이 일하기를 꺼리는 위험한 곳이었다고 한다. 자주 누수가 반복됐던 터였는데, 당시 야마구치현에 있는 탄광에서 일하는 조선인이 9.3%였던 데 반해 조세이탄광은 조선인이 75% 이상을 차지했다.
1991년 야마구치를 대표로 새기는 모임이 결성되면서 조세이탄광은 세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순직자명부와 절에 안치된 위패를 토대로 한국 유족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2013년 인근 주택가에 추모비와 함께 추모광장을 설립했다. 유골 반환을 목표로 하는 새기는 모임은 추모비에 ‘강제연행’이란 단어를 기재했다. 이노우에 요코 새기는 모임 공동 대표는 “희생자 중엔 30세 이상이 80명이나 있는데 대부분 강제연행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탄광 갱구로 가는 길은 잡목이 우거져있는 상태지만 합숙소(수용시설)와 사무소가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새기는 모임이 추모광장에 전시한 옛 조세이탄광 사진엔 탄차가 이동하는 선로위로 치마 저고리를 입은 여성의 모습이 찍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