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퇴직금 미지급 의혹을 수사하는 상설특검팀(특별검사 안권섭)이 3일 엄성환 전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이사와 정종철 쿠팡CFS 대표이사, 쿠팡CFS 법인을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2월 6일 특검팀이 출범한 후 첫 번째 기소다.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엄 전 대표와 정 대표, 쿠팡CFS 법인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엄 전 대표 등은 2023년 5월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성격의 금품을 체불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초 쿠팡CFS는 일용직 근로자가 주 15시간 근무를 채우지 못해도 미달기간을 뺀 총 근로기간이 1년이 넘으면 퇴직금을 지급했으나, 주 15시간 근무를 채우지 못할 경우 이전까지 근무를 무효로 하고 그날부터 다시 퇴직금 산정 기간을 계산하도록 취업규칙을 변경했다.
‘퇴직금 리셋 규정’이 도입되자 2023년 11월 일부 근로자들은 쿠팡CFS를 퇴직금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지난해 4월 사건을 무혐의·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부천지청은 고소인들이 순수 일용직에 해당해 퇴직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수사 결과 인천지검 부천지청의 혐의없음 의견과 달리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다수의 증거자료를 확보했다”며 “취업규칙 변경 이전인 2023년 4월 1일부터 쿠팡CFS가 이미 내부 지침 변경을 통해 일용직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기준을 일방적으로 변경하여 시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쿠팡CFS가 일용직 근로자들의 의견을 청취하지 않고 외부 법률자문도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했고, 이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도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쿠팡CFS가 취업규칙 변경을 통해 일용직 근로자 40명에게 총 1억2000만원 상당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은 쿠팡CFS 일용직 근로자뿐 아니라 동일한 형태로 채용돼 근무하는 다수의 플랫폼 노동자들의 상용 근로자성 판단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사안”이라며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충실한 수사를 통해 공소제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