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유럽연합(EU)에서 경제 규모가 큰 6개국이 비공식 협의체를 따로 만들었다. 번번이 합의에 실패하는 EU 전체 회원국 회의에 앞서 큰 나라들끼리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에 입장을 미리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안제이 도만스키 폴란드 재무장관과 기자회견을 하고 6개국이 유럽 주권 문제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6'로 이름 붙인 이 협의체에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폴란드가 참여한다. EU 27개 회원국 중 경제 규모가 큰 순서로 6개국이다.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EU 전체의 70%를 넘는다.
독일 재무부에 따르면 6개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28일 화상회의를 열어 ▲ 스타트업 자금 조달 ▲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 확대 ▲ 효율적 방위비 지출 ▲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망 확보 등을 논의했다.
이들은 이달 12일 EU 정상들 비공식 회의에 앞서 따로 만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독일 매체 차이트는 E6가 세계 무역 긴장과 유럽의 저성장, 중국·미국에 원자재와 기술을 의존하는 데 대한 대응책이라고 해설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은 최근 유럽의 '경제 자립'을 부쩍 촉구하고 있다.
클링바일 장관은 "유럽 기업들은 여기서 성장하고 머물러야 한다. 언젠가 미국으로 가버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도 같은 날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행사에서 기업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유럽 증권시장을 완전히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 출신인 메르츠 총리는 유럽 단일 증권거래소 설립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독일 SAP와 네덜란드 ASML,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 등 각국 시가총액 1위급 기업들이 미국 증시에도 상장돼 있다. 유럽 관료들은 투자자본이 유출되고 유망 기업을 미국에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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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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