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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합당 난투극' 속 1인 1표제 가결…정청래 "보스 눈치 안봐도 돼"

중앙일보

2026.02.03 02:12 2026.02.0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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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숙원이자 핵심 공약인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가 3일 민주당 중앙위원회를 통과했다. 대의원 권리당원 간 표의 가치가 현행 20대 1에서 일대일로 변화하면서, 민주당 권리당원의 입김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민홍철 민주당 중앙위 의장은 이날 “중앙위원 590명 중 515명이 투표해 찬성 312명 60.58%, 반대 203명 39.42%로 의결 안건 2호(1인 1표제) 가결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 안건은 지난해 12월 5일 중앙위에서 부결됐으나, 정 대표가 재추진에 나서면서 지난달 16일 당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중앙위에 다시 넘어왔다. 민주당은 지난달 22~24일 1인 1표제 도입 찬반을 묻는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전체 당원 중 31.63%가 투표한 결과 85.3%가 찬성하고 14.7%가 반대했다. 이날 발표된 투표는 2일 오전 10시~3일 6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코리아 프리미엄 K-자본시장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정 대표는 당헌 개정안 통과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역사적인 1인 1표 시대가 열렸다”며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 해체가 될 것”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누구라도 당원에게 인정받으면 평등하게 공천 기회를 받는, 당원 주권 전환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힘 있는 계파가 공천권을 나눠 갖고, 공천 기득권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로 변경됐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민주당의 선출직 공무원, 국회의원, 지방의원, 기초·광역단체장은 계파 보스의 눈치를 안 봐도 (되고), 그들에게 줄 서지 않아도 된다”며 “민주당 권리당원들은 국회의원 1표, 당대표 1표, 대의원 1표, 권리당원 1표인 평등한 전당대회에서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6개월간 줄곧 언론 인터뷰는 물론 기자들과의 문답을 극도로 자제해 온 정 대표는 이날 이례적으로 국회 본청에서 취재진과 즉석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정 대표는 ‘찬성 비율이 다소 낮다’는 지적이 나오자, “축구 경기에서 1대 0으로 이기든 3대 0으로 이기든 이긴 건 이긴 것”이라고 답했다. 정 대표는 “몇 퍼센트로 통과시켰다는 디테일보다는 1인 1표제가 통과됐고 시행됐다는 데 저는 더 큰 의미를 두고, 투표율과 찬성률엔 마음 아프지 않다”고 했다.

당에서는 “합당 문제로 당이 혼란한 와중 정청래 연임 가도가 만들어졌다”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연임을 원하는 정 대표가 간절한 건 사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아니라 1인 1표제인데, ‘반(反)정청래파’가 합당 반대에 매달리면서 정 대표가 ‘통합’이라는 명분을 얻어 숙원사업 처리에 탄력이 붙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8·2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투표 66.48%·대의원 투표 46.91%를 받아 당선됐다. 권리당원 표심에서 정 대표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만큼,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의 차등이 사라지면 차기 전당대회에서도 정 대표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이라는 대체적인 당내 시각이다.

정 대표 지지층이 모인 커뮤니티 ‘딴지일보 게시판’도 환호가 줄이었다. 게시판에는 “계파 정치하는 의원들 다 덤벼라. 너나 나나 이제 한표다” “정청래 옹 덕분에 마침내 귀족정에서 공화정으로 민주당이 거듭나게 됐다”는 글이 쏟아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왼쪽은 이언주 최고위원. 임현동 기자.
이런 와중 이날도 당에선 합당을 두고 혼란상이 빚어졌다. 정 대표가 합당에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과 전날부터 차례로 일대일 오만찬을 가졌지만, 이들은 이날도 반발을 이어갔다.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 임기 초 무리한 합당 추진으로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라”는 등의 정 대표와의 대화 요지를 정리해 올렸다. 강 최고위원과 황 최고위원도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나와 “당 대표가 혼자 (당을) 운영하는 게 아니다”(황명선)라는 등의 주장을 폈고, 한준호 의원은 “6·3 지방선거 이후 합당 관련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이에 정 대표 비서실장인 한민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정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한다는 게 공격의 핵심인데, (반대를) 주장하는 분들이야말로 사적 이익을 위해 그런 말씀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정 대표는 선수 별 모임을 통한 합당 관련 의견 수렴에 나설 계획이다. 4일에는 재선의원 모임, 5일에는 전날 합당 반대에 의견을 모았던 초선 모임 ‘더민초’와 간담회를 갖는다.



강보현.오소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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