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를 주력으로 하는 산지유통조직인 ‘햇사레과일조합공동사업법인’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배로 뛰었다. 1년 만에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건 ‘온라인도매시장’에 참여한 덕분이었다. 지광택 햇사레 과장은 “기존에는 지방에서 생산된 농산물이 서울 가락시장으로 집중됐다가 다시 지방으로 내려오는 ‘역물류’ 현상으로 인해 하역비와 운송비 등이 이중으로 붙는 비효율적인 구조였다”며 “온라인도매시장에 참여하면서 중간 유통 마진이 줄고, 산지의 가격 협상력도 커졌다”고 말했다.
기존 도매시장의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출범한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이 현장에 안착하면서 판매자·구매자 모두 긍정적 변화를 체감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3년 11월 출범한 온라인도매시장은 시·공간 제약 없이 다양한 유통주체가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자체나 민간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도매시장과 달리, 농림축산식품부의 지도·감독 하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직접 관리·운영한다. 기존에는 ‘산지→도매법인→중도매인→소매상→소비자’로 이어지는 4~5단계의 복잡한 유통 과정을 거쳐야 했으나, 온라인도매시장에서는 도매법인이나 중도매인을 생략한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
유통비용 절감 등의 효과는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 가격에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유통비용률은 2024년 18.8%에서 지난해 7.7%로 줄었고, 농가가 유통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손에 쥐는 농가수취금액은 5.1%(지난해 12월 청과 기준) 늘었다. 같은 기간 소비자 구매금액도 7.5% 감소해 물가 안정 효과도 입증됐다.
온라인도매시장을 이용하는 판·구매자도 지난해 5673개소로 전년(3804개소) 대비 크게 늘면서, 거래금액(2024년 6737억원→지난해 1조2365억원) 역시 급증했다. 산지에서 과일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온브릭스’의 허재성 대표는 “온라인도매시장에 대해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직접 참여해 보니 유통구조 간소화와 새로운 산지 거래선 발굴 등에서 장점을 느끼고 있다”며 “올해 안에 대부분의 거래를 온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온라인도매시장 확산에 더욱 속도를 낼 방침이다. 관련 자금 예산을 기존 6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증액하고, 소량 다품목 거래에 대한 물류 효율화를 위해 공동집하·배송 물류 거점 3개소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거래 활성화 지원 예산도 대폭 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