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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30조 넘은 ‘빚투’…증권사 대출 여력도 바닥

중앙일보

2026.02.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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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코스피가 7% 가까이 급등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전날 5% 넘게 급락하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초고속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증시 과열 조짐도 뚜렷하다.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자 증권사는 잇따라 대출 빗장을 걸어 잠갔다.

국내 증시가 신기록을 써 내려 가는 동안 빚투 규모는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는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일엔 30조4731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952억원(0.64%) 증가했다.

김주원 기자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가 상승 기대가 커질수록 잔고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투자업계가 개인투자자의 매수 흐름에 신용거래가 동반됐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실제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지명에 따른 이른바 ‘워시 쇼크’로 코스피가 5000선 아래로 밀린 지난 2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4조587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 대기 자금도 역대 최대 수준이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27일 첫 1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 2일에는 111조2965억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5조2640억원(4.96%) 증가했다.

빚투는 상승장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수단이다. 하지만 변동성 국면에선 위험 요인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신용거래는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할 경우 담보비율이 미달돼 주식이 자동으로 매도(반대매매)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워시 쇼크 하루만에 진정…코스피 6.84% 올라 ‘5288’ 역대 최고치

지수가 하락하면 담보 부족을 부르고, 반대매매 물량이 다시 지수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재현될 수 있다.

빚투가 빠르게 급증하자 일부 증권사는 신규 대출 중단에 나섰다.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된 영향이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KB증권도 이날부터 대출 한도를 일시적으로 제한한다고 안내했다. NH투자증권도 4일부터 신규 대출을 막고, 재개 이후에는 C등급 종목의 신용·대출 한도를 종전 각 1억원에서 5000만원씩으로 낮춘다.

증권사는 법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만큼(최대 100%)만 신용거래융자나 담보대출을 해줄 수 있다.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이다. 코스피가 5000 달성 기록을 세우는 사이, 일부 중소형 증권사가 한도 소진에 대출 서비스를 닫았다 열기를 반복한 이유다.

최근 시장 곳곳에서는 과열 신호도 감지된다. 이날 코스피는 하루 만에 338.41포인트(6.84%) 상승한 5288.08로 마감했다. 전날 매도 사이드카(일시 효력 정지)를 부른 급락장은 ‘워시 쇼크’가 진정되면서 하루 만에 반전됐다. 이날 코스피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상승률로 따지면 2020년 3월 24일(8.6%) 이후 5년10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11.37% 급등한 1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고가다. SK하이닉스 주가(90만7000원)도 전날보다 9.28% 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8.8원 급락한(원화값 상승) 1445.4원에 거래를 끝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선 ‘나만 뒤처질 수 없다’는 이른바 포모 심리가 극대화되고 있다”며 “단기변동성이 커질 때는 추격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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