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상식적이고 번영하는 나라를 위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잡는다”며 ‘부동산 불패신화’를 겨냥한 전면전을 선포했다. 이 대통령은 3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엄중한 내란조차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명백한 부조리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우신 분들께 묻는다”며 “이들로 인한 높은 주거 비용 때문에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건 아니냐”라고도 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선 1·29 공급 대책 이후 첫 카드로 예고했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안이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들이) 버티면 언젠가 집 거래를 하기 위해 (규제를) 또 풀어주겠지 이렇게 믿는다”며 “이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책은 약간의 부당함이 있더라도 한 번 정하면 그대로 해야 한다”면서 “믿은 사람은 손해 보고, 버티고 힘써서 바꾼 사람만 득 보면 공정한 사회가 되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제발 버티라고 해도 팔게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부동산 정책의 주요 쟁점마다 차별화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을 거래하는 사람이 나쁜 건 아니다”며 “그 정책을 제대로 못 만든, 또는 의지를 갖지 않은 결정권자가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국민주권정부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고위 공직자나 청와대 참모들의 다주택 처분 요구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시켜서 억지로 파는 건 의미 없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팔라고 시켜서 팔면 그건 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뜻”이라며 “다주택을 해소하는 게 경제적으로 이익이라고 합리적 판단이 가능하게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접근은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2020년 7월 노영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청와대 참모는 1주택만 제외하고 모두 처분하라”고 지시했다.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노 실장 본인이 서울 서초구 아파트 대신 충북 청주 아파트를 매각해 ‘똘똘한 한 채’ 현상에 불을 붙였고, 다주택자인 김조원 민정수석은 집을 파는 대신 그해 8월 사퇴했다.
다만 이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 문제에 뛰어들면서 정치적 부담이 커졌다는 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친명계 의원은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수년이 걸리는 탓에 당장 지방선거엔 분명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지만 임기 전체로 봤을 땐 지지율이 높은 지금이야말로 부동산 문제를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대통령은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구윤철 경제부총리를 향해 “‘또 했더니 또 안 되더라’ 이러면 앞으로 남은 4년 몇 개월 국정을 이끌 수 없다”며 “반드시 완벽하게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제도를 설계하고 집행하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다주택자인 강유정 대변인은 경기도 용인 기흥아파트를, 김상호 춘추관장은 서울 대치동 다세대주택을 팔기 위해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