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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해 희토류까지 캐는 일본…한국도 만반의 대비를

중앙일보

2026.02.0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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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핵심 광물의 전략적 비축에 120억 달러(약 17조4300억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보잉·구글·GE버노바 등 10여 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한다. [UPI=연합뉴스]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탈(脫)중국화를 위한 주요국의 움직임이 긴박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제 120억 달러(약 17조5000억원)를 투입해 석유처럼 핵심 광물을 전략 비축하는 ‘프로젝트 볼트(Project Vault)’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과 같은 일을 다신 겪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미·중 통상 전쟁에서 중국의 핵심 광물 수출통제 카드로 미국이 타협했던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보복 조치를 당하고 있는 일본의 움직임은 더욱 절박하다. 요미우리신문은 5700m 심해에서 희토류가 고농도로 함유된 진흙을 채굴하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희토류 국산화를 위한 커다란 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주요국은 중남미와 아프리카 오지는 물론 심해 해저, 심지어 달까지 뒤지면서 희토류 자급을 위해 애쓰고 있다. 정부 역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공급망 안정화 양해각서(MOU) 체결이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경제부총리 주재로 공급망안정화위원회가 주기적으로 열리고 있다. 그러나 희토류 자급률 제고 등 가시적 성과는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일각에선 과거 보수정권의 자원 개발에 거부감을 보여 온 정부·여당이 해외 희토류 지분 확보에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한·중 관계가 개선 움직임을 보이지만, 중국발 사드 보복이나 ‘요소수 대란’의 충격파를 잊어선 안 된다. 전 세계 채굴의 70%, 가공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미·일·유럽연합(EU)처럼 한국을 상대로 희토류를 무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오늘 미국은 한국을 포함, 주요국을 초청해 핵심 광물 장관급회의를 연다. 정부는 공급망 안정을 위해 주요국과 공동보조를 취해야 하지만, 여기에만 머무르지 말고 희토류 자급률 제고를 위한 조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2008년 중국 의존도 85%에서 2020년 58% 수준으로 낮춘 일본 사례를 참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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