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단독] 상속 받아서…與다주택 의원 24명 중 6명 "팔기 어렵다"

중앙일보

2026.02.03 12:00 2026.02.03 12:3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4회 국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동아일보 송은석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향해 매각을 유도 또는 압박하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다주택 의원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공개 때 2주택 이상을 신고한 의원(의원 본인, 배우자 기준)은 전체 162명 중 24명이었다. 이중 수도권에만 2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4명, 수도권과 지방에 각각 1채를 이상을 보유한 사람이 13명, 지방에만 다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4명이었다. 이 중 박민규·서영교·이재정 의원은 조정대상지역 내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것이, 일찍 파는 것이 늦게 파는 것보다 유리할 것”이라고 3일 이재명 대통령의 말이 겨냥한 것이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 보유자다.

중앙일보가 2월 2일~3일 전원에게 매도 여부와 매도 의사를 확인한 결과 재산 공개 이후 일부 주택을 매도했거나 매도 절차가 진행 중인 의원이 5명(안규백·안태준·염태영·윤종군·황정아 의원), 집을 내놨지만 팔리지 않은 상태인 의원이 2명이었다. 6명은 이런 저런 이유로 팔 의사가 없거나, 현실적으로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11명은 응답하지 않았다.

김영옥 기자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 아파트를 갖고 있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남 여수에도 아파트 1채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김 장관은 “5형제가 뜻이 맞아야 하는 거라, (여수 아파트 매각이) 제 뜻대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중랑에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보유한 서영교 의원도 “상속을 받아 다주택자이고, 지역에만 56년째 살고 있다”며 “지난 공천에서도 문제없다고 판정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게 되면 거기 있는 세입자들이 주인이 바뀌면서 전세금이 높아질 게 아니냐”며 “매도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지역구인 대전 대덕과 경기도 오산에 2주택을 보유한 박정현 의원은 “시아버지께서 경기 오산 단독주택을 물려주면서 팔지 말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양천구에 아파트와 강원 원주에 단독주택을 소유한 송기헌 의원(원주을)은 “양천 아파트는 원래부터 살던 곳”이라며 “가족이 향후 거주 의사가 있어 세 부담이 있어도 감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민규 의원은 서울 관악구에 오피스텔과 서초구에 아파트 등을 보유중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오피스텔이 가족 공동명의라 현실적 매도가 어렵다”며 “다주택자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 연수와 경기 성남에 아파트를 소유한 정일영 의원 측은 “가족과 매각 여부를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김영옥 기자
매도 의사가 있지만 팔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박선원 의원은 “아내의 상속지분 20%(경기 하남 단독주택)라서 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장철민 의원은 “세종 아파트를 내놓은 지 1년이 넘었는데 팔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응답하지 않은 의원 11명 중 5명은 지역구와 수도권에 집 한 채씩을 보유한 경우였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역구에 전세로 오면 전세로 온다고 비판받는다”며 “지역과 서울을 오가며 의정활동을 하다 보니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 대통령에 보조를 맞춰 다주택자들 매각 동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윤준병 의원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불로소득을 쫓는 다주택자들이 집값을 올린 것도 사실”이라며 “다주택을 가진 고위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3선 의원은 “자칫 문재인 정부 시절처럼 다주택 보유를 정무직 임명에 결격 사유로 삼거나, 선출직 공천에 불이익을 주는 근거로 삼는 촌극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찬규.오소영([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