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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라" 엄마 유언이었다…마약 취한 채 유골함 든 주성 [남경필 아들의 마약고백]

중앙일보

2026.02.03 12:00 2026.02.0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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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나를 체포해주세요


“형샌ㅁ 오늘 가기힝든데 며칠 미뤼주시엱 안되기ㅣㅏ요.”


2023년 3월 30일, 경기도 용인 동부서 마약반 형사 D는 한 줄짜리 난해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일주일 전 필로폰 투약 혐의로 체포됐다가 불구속으로 풀려난 남주성(당시 32세)씨가 보낸 것이었다. 주성은 한 살 터울의 친동생 신고로 현장에서 붙잡혔다. 조사를 받기 위해 이날 경찰에 출두할 예정이던 주성이 ‘날짜를 미뤄달라’며 보낸 내용은 오자투성이었다. (※오자 문자메시지는 주성의 기억을 토대로 재구성했음)


형사 D는 주성이 마약에 취해 있음을 직감했다. 아버지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이하 존칭 생략)에게 급히 연락했다.

" 남주성씨 상태가 이상한데 필로폰을 한 것 같습니다. (형사 D) "

아버지는 주성이 있는 경기도 분당의 할머니 집으로 달려가 방문을 열었다. 주성의 눈이 이미 풀려 있었다. 말이 느렸고 발음은 어눌했다. 남경필은 솟구치는 화를 참으며 말했다.

" 네 발로 갈래, 내가 신고할까. "

제 자식을 경찰에 체포해달라고 신고해야 하는 아버지의 심정은 참담했다. 주성이 어렵게 입을 열었다.

" 아버지가 신고해주세요. "

남경필은 말없이 밖으로 나가 형사 D에게 전화를 걸었다.

" 내 아들이 마약에 취해 있으니 지금 체포해주세요. "

1주일 전 둘째 아들의 신고로 체포돼 구속영장이 기각된 지 닷새 만에 두 번째 신고를 아버지가 직접 했다. 주성은 스스로 ‘자수’를 하면 불구속으로 처리될 우려가 있어 아버지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되게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주성이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 마약의 유혹을 이겨낼 수 없었어요. ‘하자’는 갈망과 ‘하면 안 된다’는 자제력이 마음속에서 싸웠지만 ‘하자’에 항상 졌지요. 아버지가 ‘네 발로 갈래, 내가 신고할까’라고 하셨을 때 ‘더는 나 자신을 어떻게 통제할 수가 없다. 법의 처벌을 받아 강제로 끊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

곧이어 경찰관 4명이 집에 들이닥쳤다. 주성이 머물던 방을 수색, 주사기와 필로폰·펜타닐을 압수했다. 아버지 남경필은 거실에서 그 광경을 처연히 목도했다. 자식의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끌려나가는 모습에 가슴이 찢어졌다.

2017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긴급체포돼 6개월간 구치소에 갇혔던 주성은 6년 만에 다시 감방으로 그렇게 향했다.
2023년 4월 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는 남주성씨. 뉴스1
당시 주성의 중독 상태는 절망적이었다. 환시(幻視)와 환청에 수시로 시달렸다. “귀신을 본 적도 있다”며 그 증상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 윗집과 우리 집 사이에 영화 ‘기생충’처럼 누군가 기생하듯 사는 게 보이고 저와 대화를 했어요. 예컨대, ‘너 뭐 잘못했어. 다 자백해’라고 추궁하면 제가 무릎 꿇고 혼자 죄를 말했어요. ‘몇 동 몇 호로 가봐’라고 하면 제가 그 집을 찾아가서 문을 두드리기도 했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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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윗집 찾아가 “잘못했어요”…남주성 겪은 ‘기생충 환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02357
7화에는 이런 내용을 담았습니다.
ㆍ마약 중독자가 겪는 환시와 환청의 실체
ㆍ직장에서 쫓겨나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
ㆍ정신병동에 입원한 주성, 치료가 됐을까
ㆍ어머니 장례식장에서 마약에 손을 댄 이유
ㆍ남경필은 왜 주성을 신고했나




박성훈.최은경.이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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