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이란, 美와 협상 사흘 앞두고 도발…美 “항모 접근 드론 격추”

중앙일보

2026.02.03 13:35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해군의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갑판에서 F/A-18 슈퍼호넷 전투기가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최근 중동에 배치한 항공모함에 3일(현지시간) 이란 무인기(드론)가 접근하자 이를 격추했다. 미국과 이란이 오는 6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핵 협상을 비롯한 외교 해법을 모색 중인 가운데 회담을 사흘 앞두고 미군을 겨냥한 이란군 도발이 발생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공격적으로 접근한 이란 무인기 샤헤드-139 드론을 미 해군 전투기가 격추했다고 밝혔다. 링컨호는 당시 이란 남부 해안에서 약 500마일(800㎞) 떨어진 해상을 항해하던 중이었다. 링컨호에서 발진한 미군 F-35 전투기가 해당 무인기를 격추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병사와 장비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팀 호킨스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제 해역에서 작전 중인 미군은 긴장 완화 조치를 취했지만 이란 드론은 계속해서 함정을 향해 비행했다”며 “링컨함 소속 F-35 전투기가 항공모함과 승조원을 보호하기 위해 드론을 격추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이란혁명수비대, 미 유조선 나포 위협도

중부사령부는 격추 몇 시간 뒤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 중이던 미 유조선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 병력에 의해 위협받는 일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선박 두 척과 모하제르 드론 한 대가 미 국적 유조선 스테나임페러티브호에 접근하며 승선ㆍ나포를 위협했다고 한다. 이에 미 해군 구축함 맥폴호가 현장에 출동했고, 미 유조선은 호위 속에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었다고 중부사령부는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6월 ‘미드나이트 해머’ 작전이라 불리는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 미국과 이란이 약 8개월 만에 핵 협상을 갖기로 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 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오는 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만나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미ㆍ이란 간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이란이 갑자기 회담 장소를 오만으로 바꾸고 회담 의제를 핵 문제로만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이날 CNN 등에서 나와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중단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 억제와 지역 대리세력 지원 중단까지 함께 논의한다는 입장이다.



백악관 “미·이란 협상 계획대로 진행”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경내에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의 갑작스런 도발에도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드론 격추로 인한 긴장 고조가 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방금 위트코프 특사와 대화했는데 현재로서 이란과의 대화는 여전히 계획대로다”라고 답했다. 이어 “외교적 성과를 거두려면 협력 의지가 있는 파트너가 필요한데, 위트코프 특사는 (이란과의 회담에서) 이를 모색하고 논의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레빗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언제나 그렇듯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사령관으로서 이란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란과 대화 중이며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아마도 나쁜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형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