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공개된 해외 주요 매체의 시선은 분명했다. 미국 유력지 '디 애슬레틱'이 선정한 '주목해야 할 해외 선수 26인' 명단에 한국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그동안 한국을 설명해 온 종목들조차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는 93개국, 약 3,50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대한민국은 12개 종목에 71명을 파견한다. 숫자만 놓고 보면 존재감이 사라진 대회는 아니다. 문제는 세계가 바라보는 기대치다. 국제 무대에서의 최근 성과와 영향력을 기준으로 한 평가에서 한국은 자연스럽게 목록 밖으로 밀려났다.
아시아 선수는 일본 2명, 중국 1명만 이름을 올렸다. 일본은 스피드스케이팅의 다카기 미호, 피겨스케이팅의 가기야마 유마가 선정됐다. 중국에서는 프리스타일 스키의 구아이링이 포함됐다. 모두 최근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을 통해 존재감을 증명해온 선수들이다. 한국은 그 흐름에 닿지 못했다.
대표팀 내부는 다르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은 갈등을 봉합했다. 밀라노 선수촌에서 마련된 심석희의 생일 자리에는 최민정도 함께했다. 평창 이후 이어졌던 균열은 공동의 목표 앞에서 정리됐다. 지난해 ISU 월드투어 여자 3000m 계주에서 확인된 두 선수의 호흡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여자 계주는 다시 한 번 정상 복귀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결속은 이뤄졌다. 다만 분위기와 평가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디 애슬레틱이 제시한 명단에서 한국 쇼트트랙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올림픽 3연속 금메달에 도전하는 최민정도, 차세대 주자로 평가받는 임종언도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국제대회를 주도한 캐나다 선수들이 대신 이름을 올렸다.
세계는 더 이상 과거의 영광을 기준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한국 쇼트트랙의 역사와 위상은 현재형 성과 앞에서 효력을 잃었다. 스피드스케이팅과 피겨, 프리스타일 스키 역시 마찬가지다. 출전 명단은 갖췄지만, 기대 명단에는 없다.
한국은 바닥에서 시작한다. 내부는 하나로 묶였고, 외부의 평가는 냉혹하다. 밀라노에서 필요한 것은 명분도, 화해의 서사도 아니다. 결과다. 지금의 암울한 시선을 뒤집을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빙판 위에서 증명하는 것이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