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군함에 사보타주 공격 혐의 2명 체포…러시아 배후 의심
엔진에 자갈 붓고 담수관 구멍 뚫고…국제 공조수사로 검거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지난해 독일 함부르크 항에서 독일 해군 함정에 대해 사보타주(파괴 공작)을 한 혐의로 2명이 체포됐다.
3일(현지시간) BBC와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함부르크 검찰은 독일 해군 함정에 대한 사보타주 혐의로 37세 루마니아인 남성과 54세 그리스인 남성 등 용의자 두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함부르크 항에서 일하던 이 두 사람은 지난해 함부르크 조선소에서 건조돼 독일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던 초계함 여러 대에서 범행했다.
이들은 엔진 블록에 20㎏이 넘는 연마용 자갈을 붓거나 배에서 사용되는 담수 공급관에 구멍을 뚫고, 연료탱크 뚜껑을 제거하거나 전자식 안전 스위치를 비활성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군함에 손을 댔다.
그러나 이들의 행각은 군함들이 출항하기 전에 사전 점검 과정에서 발견됐다.
독일 검찰은 이번 사보타주 시도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함정에 심한 손상을 입히거나 출항이 지연돼 독일의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그리스, 루마니아 당국의 협조로 체포됐으며 수사관들은 이들의 독일, 그리스, 루마니아 자택을 수색해 증거물을 압수했다.
독일 검찰은 현재 증거를 검토하고 있으며 누가 용의자들에게 사보타주 행위를 지시했는지를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일의 배후는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일각에서는 러시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데리히 키제베터 기독민주당(CDU) 의원은 폴리티코에 "이번 사건의 방식과 목적은 군사적이면서 중요한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사보타주를 통해 공격을 준비하고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독일 내에 공포를 확산시키는, 러시아의 전형적 패턴과 일치한다"면서 "이번 사건에도 적용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가 배후로 의심되는 사보타주 사건을 잇달아 겪었다.
발트해에서는 통신 케이블이 파손됐고 정체불명의 드론이 공항과 군사 기지에 출몰했다.
AP통신 집계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해 말까지 최소 145건의 사보타주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 같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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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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