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누군가에게는 일상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하루가 된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 타격 코치가 한국의 한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 그런 시간을 선물했다.
상우고등학교 야구부는 현재 일본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요미우리 역시 미야자키 산마린스타디움에서 1차 캠프를 치르고 있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시절 이승엽 코치와 함께 뛰었던 신명철 상우고 감독은 “선수들이 요미우리 훈련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겠느냐”고 조심스레 연락을 취했다.
쉽지 않은 부탁이었다. 일본 최고의 명문 구단 선수들의 캠프 훈련을 가까이서 지켜본다는 건 흔치 않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 코치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해 마음을 썼고, 구단도 훈련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흔쾌히 허락했다.
신명철 감독과 주장 최서원(외야수)은 그라운드로 내려가 이승엽 코치와 아베 신노스케 감독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나머지 선수들도 관중석에서 요미우리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신명철 상우고 감독 제공
여기에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장면이 더해졌다. 아베 감독은 신명철 감독의 방문을 반갑게 맞이하며 한글로 ‘상우고 화이팅’이라는 응원 문구를 직접 적은 친필 사인을 건넸다. 언어는 달라도 야구로 이어진 마음이었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오래 간직할 응원이 됐다.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 구단 선수들이 기본기를 다지는 모습과 훈련 강도를 눈으로 확인하는 생생한 배움의 시간이었다.
신명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우리 아이들이 언제 이런 걸 보겠느냐”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요미우리 선수들은 확실히 다르더라. 정말 열심히 한다. 훈련량도 어마어마하고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선수들도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장 최서원 역시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이런 기회가 또 있을지 모르겠다. 정말 큰 경험이었다”고 기뻐했다.
이승엽 코치에게는 짧은 배려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는 ‘프로의 세계’를 직접 보고 느낀 하루였다. 이름값보다 먼저 마음을 내어준 선배의 모습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교과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