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시술 후 남는 구멍을 안전하게 막고 혈류를 조절해 지혈을 촉진하는 의료기기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의학공학교실 성학준 교수, 의생명과학부 조성우 교수,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주현철 교수, 심장내과 하현수 강사, 의학공학교실 이상민 학생 연구팀은 혈관 시술시 흔하게 발생하는 구멍을 자동적으로 막고 지혈 속도를 높이는 혈관폐쇄장치를 만들었다고 4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심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시술 대부분은 혈관 속에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넣는 방식이다. 이때 혈관 벽에는 구멍이 생기고,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하면 출혈 등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한다. 이러한 구멍을 막기 위해 혈관폐쇄장치를 사용한다. 기존 혈관폐쇄장치는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갈리고, 구멍이 클 경우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혈관 외부에서 구멍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 있는 동시에 내부에서는 혈류를 조절해 지혈을 촉진하는 ‘혈관벽플러그’(vascular wall plug, VWP)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장치에는 형상기억고분자를 이용했다. 형상기억고분자는 체온에서 스스로 혈관 구멍을 감싸며 펼쳐져 강하게 밀봉한다. 구멍에 맞게 고정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도가 부족하더라도 안정적인 시술이 가능하다.
연구팀이 돼지의 대동맥에 6mm 크기의 대형 구멍을 내고 실험한 결과, 시술 한 달 뒤 혈관 조직 재생 정도가 기존의 실로 꿰매는 봉합 수술 방식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부분에는 곡선형 날개를 설치해 지혈을 촉진하게 만들었다. 혈소판들이 장치에 부딪히며 서로 엉겨 붙어 혈소판 마개를 빠르게 형성하는 원리다.
성학준 교수는 “이번 기기는 물리적인 막음뿐 아니라 혈소판 응집이라는 생체 반응을 기술적으로 유도한 것이 특징”이라며 “대형 동물실험을 통해 수술 방식과 차이 없는 지혈 효과와 조직 회복력을 확인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