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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처가 잘못한 게 뭐 있나?"…'원전 파티' 박살낸 尹의 폭언 [실록 윤석열 시대2]

중앙일보

2026.02.0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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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록 윤석열 시대 2


제10회 ‘윤석열 시대’의 연출자, ‘윤핵관’ 영광과 파국의 연대기②


2024년 7월 17일 이른 저녁 서울 모처의 한 고급식당.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여권 고위 관계자 여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하 경칭 생략) 그로부터 석 달 전인 2024년 4월 10일, 제22대 총선에서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은 고작 108석을 얻는 데 그쳤다. 자칫 개헌 저지선(101석)마저 범야권에 내줄 뻔했던, 그야말로 ‘죽다 살아난’ 궤멸적 참패였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고위 인사들이 모인 그 날은 여당의 새 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불과 엿새 앞둔 시점이었다. 와신상담과 의기투합의 자리였던 셈이다. 술잔이 몇 순배 돌고 분위기가 무르익으려는 찰나, 정진석에게 은밀한 보고 하나가 당도했다.

" 체코 정부가 한국수력원자력을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첩보입니다. 오늘 중으로 체코 측 발표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정진석은 가슴이 뛰었다. 이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이었던가. 현 정부 들어 문재인 정부가 주도했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원전 활성화 정책을 잇달아 내놨던 터다. 하지만 지난 정부 5년간의 탈원전 후유증은 컸다. 암흑에 빠졌던 한국 원전 기술이 되살아났다는 것을 전 세계에 증명하기 위해선 실적이 필요했다. 체코 원전 수주는 한국 원전 기술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그것도 새 정부 출범 2년 만에, 강력한 경쟁자인 프랑스를 제치고 얻은 성과였다.

2024년 4월 22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총선 참패를 비롯해 잇따른 악재 속에 터져 나온 희소식에 정진석은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같이 둘러앉은 의원들에게 웃으며 제안했다.

" 우리 다 같이 대통령 관저에 가서 저녁 식사를 이어가는 게 어떻겠습니까. 요즘 대통령님이 아주 적적해하시는데, 이 기쁜 소식을 우리가 다 같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

참석자들은 정진석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다. 그렇게 일군의 무리가 한밤중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았다.

이미 소식을 전해 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밝은 표정으로 이들을 맞았다. 참석자들은 관저 만찬장의 둥그런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윤석열의 맞은편엔 커다란 대형 스크린도 걸려 있었다. 체코 정부의 공식 발표 속보를 함께 시청하기 위한 용도였다. 이윽고 대형 스크린에선 뉴스 속보가 흘러나왔다. 밤 8시 50분이었다.

" 한국수력원자력이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했습니다. "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의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는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사진은 체코 신규 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순간 만찬장엔 환호가 터져 나왔다. 다음은 당시 상황을 설명한 중앙일보 보도 내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저녁 정진석 비서실장과 함께 관저에 머물며 체코 정부의 최종 발표를 보고받은 뒤 ‘됐어!’라며 기쁨에 책상을 내리쳤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팀코리아가 되어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 사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이 환희에 휩싸이며 대통령과 의원들 간에도 화기애애한 덕담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정진석은 간만에 만난 이런 좋은 분위기를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용기를 냈다.

" 대통령님, 제2부속실을 설치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

정진석의 한마디에 떠들썩하던 만찬 분위기는 박살이 났다. 온기는 증발하고 서늘한 냉기만이 감돌았다. 돌연 표정이 바뀐 윤석열, 노기를 띠며 정진석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싸늘한 어조로 한 마디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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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처가 잘못한 게 뭐 있나?” ‘원전 파티’ 박살낸 尹의 폭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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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정.현일훈.박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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