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음주운전→헝가리 귀화’ 빙속 김민석, 태극전사들과 '합동 훈련'

중앙일보

2026.02.03 20:10 2026.02.03 20:1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사흘 앞둔 3일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헝가리로 귀화한 김민석이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가 모두 끝나고 말씀드릴게요.”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 훈련을 마치고 걸어 나오는 김민석(26)에게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하자, 김민석은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고사했다. 그는 “죄송합니다. 경기 후에 할게요”라는 말을 3차례 반복한 뒤 경기장을 조용히 떠났다.

이날 낯익은 헝가리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가 훈련 세션에서 한국 선수들 3명과 대오를 맞춰 트랙을 질주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헝가리 국기색인 빨강, 하얀, 초록이 들어간 유니폼을 입은 헝가리 국가대표 김민석이었다.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사흘 앞둔 3일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헝가리로 귀화한 김민석이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은 한때 대한민국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전문 간판 선수였다. 2018년 평창 올림픽 팀추월과 1500m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땄고,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1500m 동메달을 획득했다.

3회 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도 가능해 보였지만, 2022년 진천선수촌에서 벌어진 음주운전 사고에 연루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6개월 자격 정지 징계, 대한체육회로부터 2년의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김민석은 한순간 실수로 소속팀과 계약도 끝나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됐다. 김민석은 헝가리 빙상 대표팀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지도자로부터 귀화 제의를 받았고, 선수 생활 연장을 위해 2024년 7월 태극마크를 포기하고 헝가리로 귀화를 결정했다.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하는데, 김민석은 2022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아 올림픽 출전은 문제 없었다.

헝가리로 귀화한 김민석이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 헝가리빙상경기연맹

그러나 김민석은 음주운전에 헝가리 귀화 소식이 더해지자, 국내에서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 특히 김민석이 헝가리 대표팀 프로필 사진 촬영 때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한 게 알려져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평생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 살아온 그에게 선택의 여지가 크게 없었다는 의견도 있다.

앞서 김민석은 헝가리빙상경기연맹을 통해 “한국에서 음주운전으로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변명하고 싶지 않고 후회하고 있다. 그 사건 이후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밀라노 올림픽 출전 기회를 줄 수도 있다고 했지만, 3년간 훈련을 하지 못하면 힘들 거라고 판단했다. 소속팀도, 수입도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을 사흘 앞둔 3일 이탈리아 밀라노 올림픽선수촌 피트니스센터에서 헝가리로 귀화한 스피드스케이팅 김민석이 훈련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김민석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헝가리 선수단 중 유일한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라 ‘나홀로 훈련’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홀로 훈련하는 김민석을 훈련 파트너로 기꺼이 함께했다. 김민석은 한국 선수단 대오 사이에 껴서 트랙을 함께 질주했다. 김민석이 과오를 저질렀지만, 한국 선수들은 빙판 위에서 그를 그저 선수이자 옛 동료로 받아줬다.

앞서 김민석은 이날 오전 밀라노 올림픽선수촌 피트니스센터에서 실내자전거를 타며 구슬땀을 흘렸다. 김민석은 이번대회 1000m와 1500m에 출전한다. 다만 올 시즌 주 종목 1500m에서 월드컵 랭킹 21위에 머물러 메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다.



박린([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