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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나중에 판단할게요"…뒷전으로 밀린 전주·완주 통합

중앙일보

2026.02.03 22:26 2026.02.0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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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국무회의서 “전북도 靑오찬 기회 주십사”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완주·진안·무주)이 공개적으로 찬성하면서 되살아난 전북 전주·완주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하루 만에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위기에 놓였다. 같은 당 정동영 통일부 장관(전주병 국회의원)이 3일 국무회의에서 먼저 통합 선언을 한 광주·전남처럼 전북에도 청와대 오찬 기회를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나중에 판단하겠다”고 미루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전주·완주 통합 관련해 청와대 오찬을 건의하자 "나중에 판단해 볼게요"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은 정 장관 페이스북 영상 캡처 화면.

4일 전북도에 따르면 정 장관은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오랫동안 5극 3특 지역균형발전을 국가 목표로 제시한 효과로 연초부터 전국적으로 지역 통합의 큰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전남·광주 통합 선언에 이어 어제(2일)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전주·완주 통합 기초단체 통합 선언이 있었다”고 말문을 뗐다. 그러면서 “전주·완주 통합은 지난 30년 동안 숙원이었다”며 “그런데 번번이 세 번(1997·2009·2013년) 실패했는데 대통령님 덕분에 완주 지역구를 갖고 있는 안호영 의원이 결단하고 전주 국회의원들(정동영·이성윤·김윤덕)이 함께 통합 선언을 했다”고 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겸 전주병 국회의원이 지난 3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완주·전주 통합에 진심인 정동영 장관(ft. 국무회의)' 영상 캡처 화면.


이재명 대통령, 웃으며 즉답 피해

정 장관은 김민석 국무총리가 2일 ‘5극(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광역 통합 지원에 비춰 3특(전북·강원·제주) 통합에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정부 방침을 언급하며 “광주·전남 통합을 격려·응원하기 위해 청와대 초청 오찬(기회)을 주셨는데, 비례해서 전북도도 그런 기회를 주십사 건의드린다. 주시겠냐”고 물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웃으면서 “나중에 판단해 볼게요”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 광주·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석한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해온 광주·전남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수 있도록 재정·산업·행정 전반에 걸친 대폭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정부는 통합을 추진 중인 광주·전남, 대전·충남에 각각 4년간 최대 20조원에 달하는 재정 지원과 함께 서울시에 준하는 행정·재정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완주·전주 통합 반대 완주군민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방문을 앞둔 지난해 10월 24일 전주시 노송동 전주시청 앞에서 통합 반대 현수막을 들고 서 있다. 뉴스1


완주군의원 11명 전원 “통합 반대…부결”

같은 날 완주·전주 통합 반대 완주군민 대책위원회는 완주군청에서 안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완주군민 동의 없는 통합을 반대한다”며 “군민의 뜻보다 정치적 계산과 흥정이 앞서는 현실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유의식 의장 등 완주군의회 의원 11명도 전원 동참했다. 이들은 “안 의원의 갑작스러운 찬성 행보를 전혀 예상 못 했다”며 “행정 통합 안건을 군의회 표결에 부칠 경우 부결시키겠다”고 못 박았다.

전북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민투표로 가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통합의 키는 완주군의회가 쥐고 있다. 의회가 정리되지 않으면 행정안전부는 통합 관련 권고를 미룰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5극 중 수도권을 뺀 4극이 권역별로 합치면 3특은 통합 기회가 원천적으로 봉쇄되기 때문에 전북은 내부적으로 기초단체(전주·완주) 통합을 명분 삼아 5극 절반인 연간 2조5000억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정부에 요구한 것”이라며 “2월 임시국회를 넘기면 6·3 지방선거 일정 때문에 법 처리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전주·완주 통합을 추진 중인 김관영 전북지사가 지난해 7월 21일 완주군 삼례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전입 신고를 하자 통합에 반대하는 유의식 완주군의장(오른쪽)이 항의하고 있다. 김 지사는 완주군의회 등의 반발로 통합 논의가 원천 봉쇄되자 "주민을 직접 만나 설득하겠다"며 삼례에 월세 아파트를 구해 이사했다가 지난해 12월 전주로 복귀했다. 연합뉴스



김준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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