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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만 주가 1430배 올랐다...삼성전자 '시총 1000조' 고지

중앙일보

2026.02.03 22:54 2026.02.0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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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1000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1975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후 50년 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한국 자본시장에서 단일 기업 시총이 1000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96% 오른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총은 1001조107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4437조3235억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22.56%에 달했다. 1975년 6월 상장당시 주가는 5905원(액면가 5000원)이었는데, 이날 종가(액면가 100원)와 비교하면 액면분할을 감안해 약 1430배 올랐다.
김영옥 기자

삼성전자의 시총 1000조원 돌파는 한국 자본시장 성장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1975년 상장 당시 가전과 전자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제조업체였지만, 이후 반도체 산업에 본격 진출하며 기업 규모를 빠르게 키웠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고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시스템 반도체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왔다.

액면분할 역시 ‘국민주’로 성장한 주요 분기점이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5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하며 주가 부담을 낮추고 개인투자자 저변을 넓혔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수백만명의 개인주주를 보유한 국내 대표 국민주로 자리잡았다. 2025년 6월말 기준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약 504만9000명에 달한다.

실적 개선도 시가총액 확대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33조6000억원, 영업이익 4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024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며 실적과 기업가치가 동시에 재평가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부가 반도체 수요 증가가 반도체 사업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경쟁력 약점으로 지적돼 온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도 기술 회복 기대가 커지고 있다. 차세대 HBM4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반도체 실적 개선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이란 실적 신기록을 세웠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주가에 반영되며, 삼성전자 주가가 지수 상승을 주도하는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코스피 상승 국면에서도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견인 역할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 상승과 함께 실적 가시성이 높아진 점이 대형주 선호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해외 증시에서는 이미 시총 1000조원(약 7500억 달러)을 넘긴 기업들이 적지 않다.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 등은 AI와 플랫폼 산업을 앞세워 글로벌 증시에서 이른바 ‘1조 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린 대표적 사례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1000조원 돌파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구조 변화가 기업 가치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며 “과거와 달리 성장 스토리와 실적이 동시에 평가받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57% 오른 5371.10에 거래를 마감해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가 0.77% 내린 90만원에 마감하며 숨을 골랐지만, 현대차가 2.54%, LG에너지솔루션이 2.94%, 삼성바이오로직스가 0.57%, SK스퀘어가 4.21% 상승하는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가 강세였다. 코스닥 지수도 0.45% 상승해 1149.43에 장을 마쳤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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