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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회 찾은 구윤철, 野 ‘제3의 특위’ 제안…관세 돌파구 마련되나

중앙일보

2026.02.03 23:33 2026.02.0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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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를 찾아 임이자 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미국 정부가 ‘25% 관세’ 관보 게재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더불어민주당)와 한·미 관세합의 국회 비준동의(국민의힘) 등 방법론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던 여야가 접점을 찾기 시작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특별법)와 외교통일위원회(비준동의안)에 묶여 있던 입법 절차를 제3의 특위에서 신속하게 진행하는 방안이 제시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언제 합의 처리된다고 확언하기는 어렵지만, 의견이 상당히 모였고 꽤 많은 논의의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된 상임위를 한자리에서 모아서 특위를 구성해 ‘원샷’으로 논의하자고 여당과 정부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관세협상과 연관된 상임위는 재경위와 외통위, 정무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획위 등 4곳으로,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간 주요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관세협상 타결에 성공했으나, 최근 ‘25% 관세’로 되돌아갈 위기를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협정을 입법화하지 않았다”며 한국산 자동차·목재·의약품의 품목관세와 상호관세를 15%→2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하면서다.

(상호관세 인상 방침과 관련한 한미간 통상 현안을 논의하고 돌아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을 찾아 한국 정부의 상황과 입장을 설명했으나, 결과는 ‘빈손’이었다. 여 본부장은 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협의를 마친 뒤 미국 워싱턴 유니온 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보 게재는 루틴한 행정 절차 중 하나지만, 현재로써는 미국 내에서도 타임라인과 방식에 대해 내부 협의가 진행 중인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세 인상은 미국 정부가 연방관보에 게재해 공식화되면 적용된다.

‘관세 인상’ 위기에 정부는 국회를 상대로 총력전에 나섰다. 미국 측이 협상 타결 3개월 만에 관세 인상을 시도한 명분이 ‘입법 절차 지연’이었기 때문이다. 대미 투자 이행에 필요한 내용이 담긴 대미투자특별법은 지난해 11월 발의된 후 상임위 논의 단계에 돌입하지도 못하고 표류해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임이자 국회 재경위원장을 찾아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임 위원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법의) 현안 질의, 업무 보고, 법안 상정과 관련해 설 전에 양당 간사가 협의해 일정을 잡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 첫째)이 4일 국회에서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을 비롯한 위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양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비교섭 단체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과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선 관세 협상 진행 상황도 보고됐다. 구 부총리는 “김정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난 뒤 약간의 변화가 보인다”며 “국회가 움직이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박수영 의원이 “이 법을 만들면 관세 25% 인상이 다시 15%가 된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묻자, 구 부총리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구 부총리가 ‘이대로 가면 한국 경제 큰일 난다’고 읍소했고, 법안 제정 절차에 착수하기로 공감대를 모았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는 이어 송 원내대표도 찾아가 면담했다. 이 자리에선 관계 상임위를 한데 모아 설 연휴 전 특위를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한다. 송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내가 이런 제안을 했다는 얘기를 구 부총리에게 전했고, ‘정부에서도 받으라’고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만약 특위가 구성될 경우, 논의가 원활하게 이어지면 3월 초·중순에 특별법 처리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쟁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법 처리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 재경위 관계자는 “비준 동의 수준의 처리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논의가 꽤 길어질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반면 민주당 재경위 관계자는 “정부 대응이 느린 측면은 있지만, 국민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까지 협조하지 않고 버틴 국민의힘의 잘못이 더 크다”고 각을 세웠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별법을 상정조차 못 한 상황이 미국이 관세 인상을 검토하는 빌미가 됐다”며 “어떤 일이 있어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석.양수민.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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