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월부터 개인투자용 국채 3년물을 발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런 단기물 비중 확대가 재원 조달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지적이 나왔다. 지난 1월부터 10년물ㆍ20년물에 대한 이자 혜택을 크게 늘린 것도, 결국 재정에 부담이 될 거란 우려와 함께다. 한편 정부는 개인 참여로 국채 수요가 많아지면 전반적으로 국고채 시장이 안정될 수 있는 만큼, 재정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발행한 개인투자용 국채 규모는 총 1조2057억원으로 전년(7376억원) 대비 약 5000억원 증가했다. 정부는 국민의 장기자산 형성 지원 등을 목적으로 2024년 6월부터 개인용 국채를 발행해왔다. 올해는 2조원 규모로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국채는 정부가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는 사실상 무위험 자산이다. 높은 가산금리, 복리 효과로 장기투자 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국채 매입액 2억원까지는 이자소득에 대해 15.4%의 분리과세 혜택을 주기 때문에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럼에도 장기 보유에 대한 부담 때문에 10년물ㆍ20년물 청약 미달이 반복되자 5년물에 이어 3년물도 발행하기로 한 것이다.
유민호 국회 예정처 분석관은 최근 ‘개인투자용 국채 발행’ 보고서에서 “3년물에 청약 수요가 집중될 경우, ‘국채의 만기 구조 장기화’라는 거시적 재정 운용 목표, ‘국민의 장기 자산형성 지원’이라는 당초 제도 취지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며 “원칙적으로 단기물 비중 확대는 잦은 차환 발행을 유발해 재원 조달 안정성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예정처는 지난해 0.5~0.7%포인트 수준이던 장기물 가산금리를 올해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한 것도 재정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봤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오는 6일부터 발행되는 이번 달 개인 국채의 표면금리는 3% 초중반이며, 여기에 더해지는 가산금리는 5년물 0.2%, 10년물 1.0%, 20년물 1.1%다. 만기보유 시 복리효과로 얻을 수 있는 10년물과 20년물의 세전 수익률은 약 56%(연평균 5.6%), 149%(연평균 7.4%)다. 5년물 수익률은 19%(연평균 3.9%)에 그친다.
다만 재경부는 개인용 국채 발행이 국고채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가산금리를 인상하면 조달 비용이 느는 건 맞지만, 이를 통해 개인의 국채 수요가 늘면 은행 등 기관이 주로 사는 200조원대 국고채 금리가 하락하는 ‘스필오버(파급)’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며 “이런 점 때문에라도 국채 투자의 저변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국고채 발행 물량을 개인 국채 수요로 대체함에 따라 국고채 발행금리가 0.015~0.055%포인트 하락하고, 2021년 기준 국고채 이자비용을 약 4000억~1조 3800억원 절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