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비리 사건의 ‘판박이’ 내지 ‘예행연습’으로 불린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1심 무죄를 선고받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민간사업자들에 대해 검찰이 4일 항소를 포기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1심에서 무죄 선고된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사건에 대해 법리검토 결과 및 항소 인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항소포기 대상자는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자산관리회사 ‘위례자산관리’의 대주주 정재창씨, 특수목적법인 푸른위례프로젝트 대표 주지형씨다.
이재명 대통령은 위례신도시 사업으로 민간업자들에게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로 별도로 기소된 상황인데, 이 사건 역시 무죄로 선고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통령 재판은 지난해 7월부로 중지돼 있다.
이들은 2022년 9월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지난달 28일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3년 위례신도시 A2-8 블록을 민관 합동으로 개발할 민간사업자를 공모하면서 유 전 본부장이 남 변호사, 정 회계사에게 공모 절차와 평가 기준 등 ‘비밀’을 넘겨 부당하게 ‘배당 이익’ 211억원을 취득하게 했다는 혐의였다. 검찰은 해당 개발 사업으로 총 418억원 시행 이익이 발생했고, 이 중 민간사업자들이 211억원을 챙겼다고 산정했다.
1심 재판부는 전부 무죄로 봤다. 민간사업자들이 공사 ‘비밀’를 활용해 사업권을 취득한 것은 사실이나, 성남시의 계획 승인, 분양, 아파트 시공 등 후속 단계를 거친 만큼 사업자 지위와 배당이익이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사업권은 부당 이익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검찰이 공소사실에 부당 이익으로 기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 자체를 하지 않았다. 공소사실상 민간사업자들이 취득한 부당 이익이 특정되지 않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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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권 취득은 당연한 전제인데”
검찰은 1심 판결 후 항소 여부를 검토해 왔다. 수사팀 내부적으론 항소 필요성에 무게를 뒀다고 전해졌다. 항소심에서 법리적으로 다퉈볼 만하다는 이유에서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민간사업자들이 사업권을 부당 이익으로 취득한 건 이 사안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전제이고, 공소장에 충분히 서술돼 있을 것”이라며 “공소장 변경 없이도 재판부가 부당한 이익 향유로 판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항소 포기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항소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검사들이 되지도 않는 것을 기소하고, 무죄 판결이 나면 면책하려고 항소한다”(지난해 9월 30일 국무회의), “기소 잘못한 것을 탓해야지 왜 법원이 판결을 잘못했다고, 항소해서 판결을 뒤집으라고 하느냐”(지난 1월 7일 기자간담회)라며 항소 관행을 비판해왔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11월 대장동 사건 1심 결과에 대해서도 항소를 포기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인사개입 의혹 사건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 대해서도 항소를 포기했다.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12월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이 중진공 이사장에 뽑히도록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2024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민용 변호사, 유 전 본부장에 재산 압류 조치에 착수했다. 법원은 지난해 11월 1심 선고에서 김씨의 업무상 배임 부분 428억원과 청탁금지법 위반 부분 165만원에 대해 추징금을 부과했다. 정 변호사는 특가법상 뇌물 관련 37억2000만원의 추징금을, 유 전 본부장은 업무상 배임 관련 5억원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관련 3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추징이 선고되지 않았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과 관련한 범죄수익의 환수에 부족함이 없도록 각종 대응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