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설탕세’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비만과 대사질환 증가 문제는 분명하지만, 접근 방식은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설탕 섭취가 늘어난 배경과 식생활 구조에 대한 성찰 없이, 세금이라는 수단부터 앞세우는 방식은 오히려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사실 설탕은 가정과 외식 현장에서 가장 간편하고 확실한 조미료다. 소량만으로도 맛을 쉽게 살릴 수 있고 실패할 가능성도 적다. 이런 편리함 때문에 과거보다 많은 설탕을 사용해 왔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 이를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 없이 곧바로 세금으로 관리하겠다는 발상이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설탕세가 만능 해법은 아니다. 일부 국가는 설탕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판단 아래 설탕세를 도입했지만, 오히려 비만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설탕 소비는 줄었을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값이 오른 설탕 대신 다른 고열량 식품으로 이동했을 뿐이었다. 문제의 본질은 단맛보다, 단맛에 길들여진 미각과 식습관 구조에 있었던 셈이다.
건강 문제를 세금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정책 효과를 수치로 설명하기 쉽고 세수 확보라는 실리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식생활과 미각은 숫자로만 조절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원인보다 결과를 관리하는 정책은 오래가기 어렵다.
미각은 적응의 산물로 오랫동안 달게 먹어온 사람에게 갑자기 덜 달게 먹으라고 요구하면, 몸은 저항하고 불만은 쌓이게 된다. 미각의 변화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교육과 경험, 반복된 노출을 통해 서서히 기준을 낮추어야 한다
핀란드의 경우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단기간의 규제에 의존하지 않았다. 수십 년에 걸쳐 교육, 미디어, 식품 표시, 공공 캠페인을 병행하며 국민의 미각이 점진적으로 적응하도록 유도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과 일관성이었다.
설탕 문제도 마찬가지다. 단맛은 문화이고 습관이다. 이를 단번에 세금으로 억제하려는 정책은 반발과 부작용을 낳기 쉽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세금 논쟁에 앞서, 사회 전체가 단맛에 대해 다시 배우는 과정이다. 조리법을 바꾸고, 선택 환경을 개선하며, 우리들의 미각이 지나치게 단맛에 길들여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정책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설탕세를 도입할 것인가를 묻기 전에, 건강한 식생활을 어떤 순서로 회복할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미각은 기다림 속에서 바뀌고, 신뢰는 강요가 아니라 설득을 통해 쌓인다. 그 시간을 건너뛰는 정책은 좋은 의도와 달리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