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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투자, 같이 부자”…이 펀드 누적수익 681%

중앙일보

2026.02.0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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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he House

에셋플러스 강방천 설립자(왼쪽 셋째)와 이승우 상무, 정석훈 최고투자책임자(CIO), 강자인 이사, 창립 멤버인 양인찬 대표, 고태훈 이사(왼쪽부터). 김종호 기자
1994년 초 ‘9개월 만에 100억원을 번 증권맨’이 세간의 화제였다. 주인공은 국내 1세대 가치투자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설립자. 당시 ‘쌍용투자증권(현 신한투자증권) 강 대리’는 포상금 100만원과 동남아 여행권을 보너스로 받았다. 개별 성과급 지급이 거의 없었던 기업문화를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듬해 사표를 내고 동료 셋과 부티크하우스인 ‘이강파이낸스’를 세웠다. 외환위기 때는 ‘전세금을 빼 투자한 1억원을 156억원으로 불렸다’는 투자 성공담이 다시 주목받았다. 이때 얻은 수익이 에셋플러스투자자문 설립(1999년)의 밑천이 됐다. 쓴맛도 봤다. ‘닷컴 열풍’ 시절 투자했던 회사들이 줄폐업하며 60억원대 손실이 났다. 이때의 실패는 에셋플러스 투자의 대원칙으로 남았다. ‘1등 기업에 투자하라’.

강 설립자는 2022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그의 가치투자 철학은 창립 멤버인 양인찬 대표를 비롯해 정석훈 최고투자책임자(CIO·전무), 이승우 해외운용본부장(상무), 강자인 국내운용본부장(이사), 고태훈 액티브ETF 본부장(이사) 등이 이어받았다. 다음은 강 설립자와 일문일답.


Q : 에셋플러스의 운용 철학은.
A : “고객과 함께 부자가 되는 ‘리치투게더(Rich Together)’ 정신을 구현하는 거다. 가치투자라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손주에게 물려줄 100년 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관리할 수 있고, 설명 가능한 펀드만을 만들겠다’는 다짐이다. 대부분 맛집은 ①메뉴가 적고 ②오너셰프가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야 음식의 맛을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다. ‘펀드의 맛’이라고 할 수 있는 수익률을 유지하기 위해선 ‘소수 펀드 유지’와 ‘직접 판매’가 중요하다. 매니저는 자신의 펀드에 자본을 투자하고 성과보수의 30%는 그해에 받고, 나머지 70%는 5년 후에 받는다.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펀드만 만들고 고객과 운명공동체를 형성하는 바탕이 됐다.”


Q : 투자 종목을 선정할 때 원칙은.
A : “①불황을 즐기는 1등 기업 ②미래 환경에 적응 가능한 기업 ③이익의 질이 좋은 기업을 고른다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검증된 1등 기업은 불황일 때 점유율을 늘려, 호황이 올 때 가치를 훨씬 크게 키운다. 또 비즈니스 모델을 평가해 이익이 지속할 수 있는지, 예측 가능한지, 확장 가능한지 등도 살펴야 한다.”

김주원 기자
에셋플러스는 2008년 1등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펀드인 ‘리치투게더 시리즈’를 시작으로, 2012년 시장 변동 헤지(회피) 전략을 구사하는 ‘해피드림투게더’, 2021년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줄줄이 성공시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운용자산(AUM) 규모는 3조3928억원, 대표 상품인 ‘글로벌리치투게더’의 설정일 이후 수익률은 681.01%였다.


Q : 미국 주식시장은 어떻게 보나.
A : “‘위대한 기업’의 모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90년간 누적 수익률은 1만7715%에 달한다. 그 기간 중 S&P500 수익 상위 10일씩을 뺀다면, 누적 수익률은 28%로 감소한다. 시장을 떠나지 말라는 의미다. 미국 시장은 기본적으로 한국보다 수익률 측면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향후 주식시장은 ‘인공지능(AI) 혁명’이 주도할 거다. 많은 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고, 위대한 1등 기업들은 그 가치를 독식해 불균형이 심화하는 세상이 올 거다.”


Q : 미래 시장을 어떤 눈으로 봐야 할까.
A : “시대가 바뀌는 시기엔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새로운 측정 도구’가 필요하다. 단순히 수익률만 볼 게 아니라 ‘주주에게 남는 기업의 진짜 이익이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 고민을 해야 한다. 한 예로 플랫폼 기업을 평가할 때 주가 대비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뺀 현금 흐름이 어떤지를 가리키는 주가잉여현금흐름비율(PFR, Price to Free Cash Flow Ratio)를 따진다. 코스피의 5년 평균 PER은 14.1배로 S&P500(25.3배)·나스닥(36.9배)보다 낮지만, PFR은 58배로, S&P500(25.1배)·나스닥(37.5배)보다 오히려 높다. AI로 생산성과 공급이 무한대로 높아지는 시대에 새 측정 도구를 바탕으로 테슬라·팔란티어·비트코인 같은 ‘희소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김주원 기자

Q : 개인 투자자에게 권하는 원칙 있다면.
A : “‘끊임없이 상상하라’는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지도 보는 것을 좋아했다. 손가락으로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산 옆에 개울이 있고, 개울이 모여 강으로 흘렀다. 세상을 넓게도, 좁게도 봐야 한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나중에 손주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지도를 선물하고 싶다.”

☞더하우스(The House)=오직 ‘최고의 투자를 해보겠다’는 신념을 밑천 삼아 한국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성장한 주역을 만나봅니다. 이제껏 제대로 공개된 적 없는 창업자들의 이야기와 수익 비결을 파헤칩니다. 좋은 시절엔 위기를 가늠하고, 위험할 땐 기회를 포착하는 투자 대가들의 어깨에 올라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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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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