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국가대표 출신 김호준(36)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기간 중앙일보 특별 해설위원으로 나선다. 하프파이프가 주종목인 그는 2009 동계 유니버시아드에서 한국 스노보드 최초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땐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처음 본선 무대를 밟았고, 2014년 소치에서도 한 차례 더 올림픽 무대를 경험했다. 한국 스노보드 1세대인 그에게 설상(雪上)의 하이라이트 종목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일말의 망설임 없이 “남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는 동계올림픽 최고의 흥행 카드 중 하나다. 반원통형 슬로프(높이 7.2m, 길이 220m)를 질주하며 점프와 회전 기술을 겨루는데, 하늘에 닿을 듯 높은 점프와 곡예에 가까운 공중 연기를 보기 위해 구름 관중이 몰린다. 순위는 기술 난도·다양성·완성도 그리고 점프 높이 점수까지 종합해 가린다. 결선에서 세 차례 기회가 주어지는데, 순위는 점수 합산이 아니라 최고 점수 하나만으로 매긴다. 마지막 3차 시기에 종종 대역전극이 펼쳐지는 이유다.
여자부도 인기지만, 남자부 경기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가 있다. 출전 선수들이 그간 국제대회에서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은, 이른바 ‘비장의 필살기’를 일제히 선보이기 때문이다. 4년 전 베이징 대회에서 신기술 ‘트리플콕 1440(3바퀴 비틀며 4바퀴 회전)’을 선보여 금메달을 차지한 히라노 아유무(28·일본)가 대표적이다. 불가능에 가깝다고 여긴 기술이기에 당시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근래 들어 ‘트리플콕 1440’은 구닥다리 취급을 받는다. 이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가 많아져서다.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히라노뿐 아니라 고난도 기술 ‘백사이드 트리플콕 1440(뒤로 점프해 3바퀴 비틀며 4바퀴 회전)’이 전매특허인 베이징 은메달리스트 스코티 제임스(32·호주) 등 여러 경쟁자들도 이번 올림픽에 ‘세상에 없던 기술’을 꺼내들 전망이다.
이 화려한 경쟁에 한국 선수도 당당히 참여한다. 2023년 한국 설상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이채운(20)이 금메달에 도전장을 냈다. 히라노·제임스를 넘을 비장의 카드도 두 장이나 준비했다. 첫째는 히라노의 기술을 업그레이드한 ‘백투백 트리플콕 1440’이다. 한 방향으로만 시도하는 기존 기술과 달리 이채운은 하프파이프 좌우를 오가며 똑같은 기술을 연속으로 구사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프런트 트리플콕 1620’이다. 공중에서 뒤로 세 바퀴를 비틀면서 총 네 바퀴 반을 회전한다. 이론의 여지 없는 최고난도다. 이채운은 두 가지 모두 일찌감치 완성한 뒤 꽁꽁 숨겨두고 있다. ‘백투백 트리플콕 1440’을 실수 없이 구사하면 메달권, ‘프런트 트리플콕 1620’까지 해내면 금메달도 가능하다. 이채운이 활짝 웃으며 포디움(시상대) 맨 위에 오르는 장면을 기대한다.
이채운은…
나이 : 20세(2006년생)
체격 : 1m73㎝, 63㎏
주종목 :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필살기 : 프런트 트리플콕 1620(공중서 4바퀴 반, 1620도 도는 기술)
주요 성적 :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하프파이프 최연소(16세 10개월) 우승
2024년 동계청소년올림픽 2관왕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슬로프스타일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