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인력을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조직안으로 논란을 빚었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조직 구조를 전면 수정해 일원화 방식으로 출범할 가능성이 커졌다.
4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개혁추진단은 기존 입법예고안에서 제시한 중수청의 이원화 구상을 재검토하고, 수사 인력을 단일 직군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지난달 22일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공소청·중수청 법안에 대한 수정 방향을 논의했는데, 중수청 일원화 구조에 대해선 큰 이견 없이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사정에 밝은 한 재선 의원은 “5일 정책의총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지겠지만, 다수 의원이 중수청은 일원 조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정책의총 논의 내용은 추진단에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단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의 추가 수정을 줄이기 위해 여당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형태로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5일 두 번째 정책의총이 예정돼 있지만, 중수청 조직 구조와 관련해서는 큰 틀의 방향에는 이견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추진단은 기존 ‘수사사법관’ 직제를 두지 않고, ‘수사관’ 단일 직급으로 중수청 조직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여당 내부에서도 중대범죄 수사의 특성상 검사 등 수사 경험이 있는 법조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중수청으로 이동하는 검사에게 현행 검사와 유사하게 1~4급 상당의 대우를 적용하고, 급여와 처우를 보전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 체계는 단일화하되, 검사 출신 인력을 유인하기 위한 별도의 인센티브는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당초 추진단은 검찰청의 중대범죄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이식하기 위해 검사 수급 방안을 검토해왔다. 대검찰청은 지난해 말 검사들을 상대로 중수청 근무 희망 수요 조사를 실시했지만, 희망자가 1% 미만에 그쳤다. 이에 추진단은 검사 유입을 위한 방안으로 ‘수사관’ 직급과 별도로 검사 전용 직제를 두는 이원화 구조를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법안 발표 이후 민주당을 비롯해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등에서 “직함만 바꾼 제2의 검찰청”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자문위는 지난달 20일 회의를 열고 “중수청은 일원 조직을 원칙으로 하되, 검찰의 특별수사 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별도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문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원 조직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검사들은 기존 직급 자체가 높아 조직을 나누지 않아도 수급이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실제 수사 역량을 갖춘 검사 유인이나 지속적인 인력 수급은 과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변호사 개업을 준비하는 검사들이나 경력을 한 번 더 쌓으려는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중수청을 지망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수사 경험을 축적한 법조인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해법은 여전히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 ‘지방공소청-고등공소청-대공소청’ 3단 체제에서 고등공소청을 폐지하는 방안이나, 중수청의 수사 범위 조정, 행정안전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문제 등 각론에 대해서는 5일 민주당 정책의총 논의를 거쳐 정리되는 내용이 법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중수청·공소청 법안을 마련한 뒤, 필요할 경우 재입법예고 절차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