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출신 창업자들이 주축인 엔젤클럽이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선다. 서울대 창업 동아리에서 출발했지만, 학교 바깥의 투자자와 스타트업에도 문호를 열겠다는 취지다.
3일 조세원 서울대 학생 벤처 네트워크(SNUSV) 엔젤클럽(이하 엔젤클럽) 회장은 서울 구로구 위버스브레인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엔젤클럽은 유망한 스타트업에 올해부터 활발하게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 5개 스타트업 중 2곳도 다른 대학 출신이지만, 앞으로는 더 다양한 스타트업의 참여를 이끌겠다”며 “투자자들 또한 학교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으로, 1세대 온라인 교육기업인 이투스를 공동 창업했다. 이투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된 뒤엔 교육용 앱을 개발하는 ‘워터베어’를 창업해 두 번째 엑싯(exit·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현재 대표로 있는 위버스브레인은 인공지능(AI) 교육 기업이다. 그는 “신생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등장하고, 이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산업 생태계가 커지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이 2022년 세운 SNUSV 엔젤클럽에는 송병준 컴투스 의장, 석윤찬 비주얼캠프 대표 등 8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창업자들이 뜻을 모았다”며 “지난해까지 5억원 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실험·정비 과정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들은 해마다 1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 5곳 안팎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매년 3회 이상 오프라인 IR(투자 설명회) 등을 열어 투자할 회사와 규모를 결정한다.
엔젤클럽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털(VC)·액셀러레이터(AC)보다 빠른 의사결정, 적극적인 멘토링을 장점으로 꼽았다. 서울대 재학생(22학번)인 유호연 테이밍랩 대표는 “30년간 이투스·헤이딜러·오늘의집 등 기업을 배출한 SNUSV 선배 창업가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자체가 투자 시장에선 ‘흥행 지표’가 된다”고 했다. 테이밍랩은 중고 명품시계 리커머스 ‘왓타임’ 운영사로, 지난해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SNUSV는 올해 30주년을 맞은 대학가 최초·최대 창업 동아리다. 그동안 약 70개 기업을 배출, 기업 가치는 총 8조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조 회장은 “펀드 규모를 키워 사단법인을 구성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젤클럽 운영진인 곽준영 변호사는 “벤처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서 스타트업을 옥죄는 사전 동의 사항을 내거는 투자사들이 많아졌다”면서 “SNUSV엔젤클럽은 과도한 경영 개입을 지양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