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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검장 요리해달라”…신천지 이만희, 탈세·수사 무마 로비 정황

중앙일보

2026.02.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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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이만희 총회장이 2024년 4월 22일 오후 해외 일정을 마치고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필리핀에서 입국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사태 당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정치권과 법조계를 상대로 조직적인 로비를 지시한 정황이 포착돼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고위 관계자들이 정치인과 검사, 전직 검사 출신 변호사 등을 접촉하려 한 다수의 통화 녹취를 확보했다.

2021년 6월, 당시 신천지 2인자였던 고동안 전 총무와 간부의 통화 녹취에는 이 총회장이 이희자 근우회장을 통해 검사장 출신 더불어민주당 소속 A 국회의원과 신성식 당시 수원지검장에게 접근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고 전 총무는 통화에서 “A 의원을 통해 수원지검장을 ‘요리해달라’고 정확히 말하겠다고 했다”며, 조세포탈 사건 무마를 요청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녹취에서는 A 의원이 실제로 수원지검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당시 국무조정실장이던 구윤철 장관을 급히 만나려 했다는 내용도 등장한다.

수원지검에서 조세포탈 사건을 담당하던 검사와 관련해 전관 변호사를 통한 인맥 활용 방안이 논의된 정황도 포착됐다. 고 전 총무는 “검사가 사건에 큰 관심이 없다고 했다”거나 “새 부장검사가 오면 친한 사람을 찾아 풀면 좋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2022년 녹취에서는 신천지 내부 폭로자 김남희 씨 사건을 맡은 검사가 교체되자 “이제 맡겨서 작업을 치겠다”는 표현까지 등장해, 수사 개입 시도 의혹을 키우고 있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접촉을 시도한 정황에도 주목하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 김모 변호사는 신천지가 만든 로비 조직으로 알려진 ‘상하그룹’에서 활동하며, 이 총회장에게 “검찰에서 사건이 불기소로 끝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녹취가 확보됐다. 해당 변호사는 로비 문건을 전달하며 “로비로 보일 수 있으니 다른 데 보여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신천지는 2020년 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와 함께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를 받았고, 유관단체 HWPL에 대해 약 48억 원의 세금이 부과됐다. 같은 시기 이 총회장과 간부들은 구속기소됐다.

합수본은 신천지가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전방위 로비에 나섰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녹취 내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기존 혐의 외에 청탁금지법 위반 등 추가 혐의 적용도 검토될 전망이다.

신천지 측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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