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질롱(호주), 이후광 기자] 올해로 36살이 된 베테랑 3루수가 그라운드에 몸을 던졌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38살 베테랑은 야간훈련을 자청하고 있다. 프로야구 KT 위즈표 지옥훈련은 베테랑도 예외가 없다.
지난달 22일부터 호주 질롱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인 KT는 예년과 달리 초반부터 줄곧 지옥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수비 훈련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종전에는 오전 PFP(투수 수비 훈련) 이후 야수들이 로테이션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나 올해는 난타 훈련, 이른바 단체 펑고 훈련을 소화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첫 턴만 난타 훈련이 진행됐지만, 올해는 사실상 매일 지옥의 펑고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질롱에서 만난 KT 관계자는 “최근 턴에서 훈련 강도를 조절할 정도로 그 동안 강훈련이 진행됐다”라고 귀띔했다.
야수들의 훈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추가 훈련에서 강도 높은 펑고를 또 받아야하는데 김현수, 허경민 등 베테랑급 선수들도 예외 없이 젊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 스케줄을 소화한다. 올해로 36살이 된 베테랑 허경민의 경우 엑스트라 훈련에서 그라운드와 물아일체가 돼 유니폼이 흙범벅이 됐다. 마치 신인급 선수처럼 날아오는 공에 몸을 날리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야수 엑스트라조에 편성되지 않은 선수들은 보강 운동을 위해 러닝 훈련을 실시했다. 이 또한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엑스트라조 외에는 휴식을 취했던 터. 이와 더불어 ‘이적생’ 김현수를 필두로 베테랑, 신예 할 것 없이 야간훈련을 자청하며 밤낮 없이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샘 힐리어드 /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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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팀 꼬리표를 빠르게 떼고 야구명가로 올라선 KT는 지난해 6위에 불과 0.5경기 차이로 뒤진 5위에 올라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었다. 수비의 경우 팀 실책 103개로 최소 실책 4위에 올랐지만, KT는 2023년 리그 유일한 두 자릿수 실책(99개)을 기록했던 팀. KT가 수비 훈련 비중을 높이고, 연일 지옥의 펑고를 날려대는 이유다.
명확한 과제도 있다. KT 내야는 올해 주전 유격수와 허경민, 김상수의 뒤를 받칠 주전급 백업 내야수를 기필코 발굴해야 한다. 사실상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황재균이 은퇴하면서 내야 이곳저곳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유틸리티 내야수도 찾아야 한다.
단순히 계획과 의지만으로 스프링캠프 목표가 현실이 되는 건 아니다. 선수들의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돼야 발전이 있는데 선수들 모두 코칭스태프가 구성한 플랜 그 이상으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36살이 된 베테랑까지 몸을 던지며 팀 사기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 KT의 가을야구 복귀를 향한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