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의 난이도 실패 원인으로 시간 부족 때문이라는 해명이 나왔다. 수능 출제 위원과 검토 위원이 수차례 회의를 했지만, 만족하는 문항이 나오지 않아 막판까지 급박하게 진행하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해석된다.
5일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으로부터 최근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평가원은 수능 영어 실패 원인을 묻는 질문에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의 수차례에 걸친 검토와 수정·보완, 고난도 문항 점검 회의 등 여러 단계 검토 과정과 절차를 거쳤다”며 “하지만 당초 출제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교육 연관성 문항 배제와 문항 오류 점검을 위한 지문 교체 작업 등이 출제 후반부까지 이어져 난이도 조정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평가원을 대상으로 수능 영어 문항 출제 과정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평가원 내부에 영어 문항을 검토하면서 어떻게 시간이 지연됐는지에 대한 조사 결과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수능 출제·검토 위원은 모처에서 격리된 채 합숙을 하며 한 달가량을 지낸다. 가족들에게도 행선지를 숨긴 채 ‘비밀 장소’로 가야 한다. 이곳에서 다시 합숙 버스를 타고 ‘진짜’ 합숙장소로 이동한다. 합숙 기간 중 절반은 수능 문제를, 남은 절반은 예비문항을 출제한다.
지난달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3.1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불(火)영어’ ‘용암영어’ 라는 말을 낳았다. 오승걸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해 12월 영어 문항 난도 실패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오 전 원장은 “영어 영역의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님들께 심려를 끼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