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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고향의 봄' 그렸던 이하전 독립지사, 104세로 별세

중앙일보

2026.02.04 20:33 2026.02.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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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독립유공자 이하전 독립지사가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별세했다. 104세.
이하전 독립지사가 2024년 8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1921년 11월생인 이 지사는 4일 별세했다. 이 지사의 별세로 생존한 독립지사는 4명으로 줄었다. 새크라멘토=문진욱 기자

이 지사는 1921년 평양에서 태어나 숭인상업학교에 재학 중이던 1938년 비밀결사 독서회를 조직해 활동했고, 1939년 10월엔 독립 운동자금을 모금해 상해 임시정부로 비밀리에 보냈다.

이 지사는 일본 도쿄 법정대학 예과로 유학해서도 비밀결사 운동을 이어가다 1941년 일본 경찰에 체포된 뒤 평양으로 압송돼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 6월형을 선고받고 옥고를 치렀다.
이하전 독립지사가 2024년 8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1921년 11월생인 이 지사는 4일 별세했다. 이 지사의 별세로 생존한 독립지사는 4명으로 줄었다. 새크라멘토=문진욱 기자

해방 후인 1945년 10월엔 연희대학교에 입학해 철학을 배웠다. 1948년 미국으로 유학해 패서디나 칼리지 졸업 후 몬트레이 국방언어대학교 한국어과 교수로 일하며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정부는 1990년 이 지사에게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이 지사는 평북 용천 출신 독립운동가 신천(信天) 함석헌 선생과 ‘실력양성론’을 강조했던 도산(島山) 안창호 선생을 정신적 스승으로 여기며 따랐다. 미국에서도 흥사단 위원장을 지냈다.
이하전 독립지사가 2024년 8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던 중 독립운동에 투신했던 학창 시절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1921년 11월생인 이 지사는 4일 별세했다. 이 지사의 별세로 생존한 독립지사는 4명으로 줄었다. 새크라멘토=문진욱 기자

이 지사는 2024년 8월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진행한 중앙일보와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일본에, 또 공산당에게 이기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샌프란시스코행 배를 탔다”며 “가진 돈이 5달러가 전부여서 매일 접시를 닦으면서 공부했다”고 했다.

이하전 독립지사가 2024년 8월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자택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마친 뒤 손을 흔들어 배웅하고 있다. 1921년 11월생인 이 지사는 4일 별세했다. 이 지사의 별세로 생존한 독립지사는 4명으로 줄었다. 새크라멘토=문진욱 기자
이 지사는 “일본 사람들에게 체포돼 매일 고문을 당했다”면서도 “일본과 계속 적(敵)으로 있을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한국 사람들이 (그들보다) 머리가 좋잖아. 그러면 이웃으로 지낼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남북이 분단된 이후 부친과 임진강을 건너 월남했다. 그의 가족들은 “평소 (북한에 남은) 가족들을 그렇게 그러워하면서도 혹시라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이 자신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까 봐 (북한에 있는) 가족 얘기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지사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고향의 봄’을 불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04세 생일을 맞은 이 지사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담은 축전과 선물을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9일 페이스북에 '104세 독립운동가께서 부른 고향의 봄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평생을 조국의 독립과 자유,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한 지사님께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페이스북
이 대통령은 당시 페이스북에 ‘104세 독립운동가께서 부른 고향의 봄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머나먼 미국 캘리포니아 땅에서 조국을 떠올리며 노래하시는 지사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진다”며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한없이 송구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평생을 조국의 독립과 자유, 평화 통일을 위해 헌신하신 지사님께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이 지사의 서거로 생존한 독립유공자는 4명(강태선·김영관·이석규·오성규)으로 줄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이 지사의 뜻을 기려 대전 현충원에 모실 예정”이라며 “장례를 마치는대로 최고의 예우를 갖춰 국내로 운구하는 절차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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