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5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설 전후를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으로 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야당을)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5월 퇴임 이후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저는 이 일(개헌)을 꼭 하고 싶다. 다른 일은 염두에 둘 여유가 없다”며 개헌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차 내보였다.
이날 우 의장은 모두발언에서부터 첫 번째 중점 과제로 국민투표법 개정과 개헌을 꼽았다. 그는 “스마트폰은커녕 삐삐도 없던 시대에 만들어진 낡은 헌법의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며 “정략적인 관점을 넘어서서 단계적으로 개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투표법 개정 이후의 타임라인 구상도 언급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사건 재판이 끝나면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지 않겠나. 그것이 개헌을 요구하는 적기”라며 “그 후 즉각 개헌 특위를 제안하고 국민투표법만 통과되면 특위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개헌을 둘러싼 여야 이견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조금 진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4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처음으로 개헌을 꺼냈다”며 “귀가 번쩍 뚫렸다. 개헌을 생각한다면 (국민의힘도) 국민투표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 임기 내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길 수 있도록 헌법 개정 등 제반 사항을 추진해 나가자”고 말한 것을 두고서다. 그러면서 우 의장은 “하늘에 닿으면 안될 일 있을까”며 “절대로 우원식 믿고 해보자. 합의한 만큼만 한다”고 했다.
다만 2월 중으로 국민투표법 처리가 안 된다면 여당 단독 처리도 불가피하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우 의장은 “(국민투표법 관련해) 합의가 되는 게 가장 좋겠지만, 합의가 안됐다고 해서 밀쳐놓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중립이란 합의가 안됐을 때 가만히 서있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와 헌법 준수의 편이 중립”이라고 했다. “의장은 합의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뇌 합의가 안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 중립의 가치에 맞춰가야 한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우 의장은 그밖에도 국회의 성과와 아쉬웠던 점을 밝혔다. 그는 “국회의 존재감이 빛난 한 해였다”며 “헌정질서 회복 과정에서 전례 없는 길을 개척하며 국정의 중심을 잡았고, 18년 만에 국민연금 개혁에 합의를 이뤄냈고, 예산안도 5년 만에 법정 기한 내에 통과시켰다”고 지난해 성과를 평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본회의에서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그 전에 법안을 잘 검토하지 않으면 잘못된 일이다. 우리는 상임위 중심주의”라며 “국회가 통과시킨 법이 헌법재판에서 위헌 판정 받으면 국회가 얼마나 망신이냐”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더불어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강행 처리한 내란전담재판부법이 위헌 논란을 빚자 본회의 상정 직전 법안을 재수정했다.
이어 야당에게는 “필리버스터는 시간끌기용이 아니다. 진지하게 준비했으면 좋겠다”며 “국민에게 설득할 수 있는 수단으로 해야 필리버스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