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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직 걸어라, 나도 걸겠다"…오세훈 사퇴 요구에 반격

중앙일보

2026.02.04 23:39 2026.02.05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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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내일(6일)까지 누구라도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사퇴와 재신임을 요구한다면 전(全)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이후 당 일각의 사퇴 요구에 “똑같이 직을 걸라”며 맞받아친 것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에 없던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대표에 대한 사퇴나 재신임을 요구하는 건 당원들에 대한 도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 대표는 “누구라도 제 사퇴와 재신임을 요구한다면 전당원 투표를 통해 뜻을 묻겠다”며 “당원들이 사퇴하라고 하거나 재신임을 못 받으면 대표는 물론이고 의원직도 내려놓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던 친한계와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겨냥해 “정치 생명을 걸고 사퇴를 요구하라”고 압박했다. 장 대표는 “정치는 변명하거나 지적하는 자리가 아닌, 자기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단체장이나 의원이 있다면 상응하는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그간 소장파나 혁신파, 개혁파란 이름으로 대표 리더십을 흔들려고 했다. 그래서 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작은 파도와 바람에 휩쓸려 난파되는 배와 같았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내일까지 누구든 정치적 생명 걸고 재신임과 사퇴 요구하면 전당원 투표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앞서 친한계 의원 16명은 지난달 29일 한 전 대표 제명이 확정되자 “장 대표가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의 미래를 희생시킨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제명 결정은 대표 개인과 홍위병 세력을 위한 사당화”라며 퇴진을 주장했고,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은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의 징계와 관련해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징계 사유가 된 당원게시판 사태에 대해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대표와 그 가족이 타인의 아이디를 이용해 여론조작을 한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징계 절차에서 어떤 하자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한 전 대표는) 재심을 청구할 기회가 있었지만 응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수사의 단계로 넘어갔기 때문에 수사로 결론이 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장 대표가 정치 생명을 걸고 국면 전환에 나선 것”(당 지도부 인사)이란 반응이 나왔다. 강성 보수 중심의 현재의 당원 구조에서 탄핵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반대 진영의 반발을 누르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것이다. 장 대표도 이날 “당원게시판 문제는 지난해 전당대회 중 제가 당원과 했던 약속”이라고도 했다. 친장계 인사로 꼽히는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은 5일 페이스북에 “오세훈 시장님, 시장직 걸고 재신임 투표해볼까요?”라며 “‘에겐남’만 가득한 식물국회에서 모처럼 남자답고 당당한 정치를 본다”고 썼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내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그럼에도 반발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한계 신지호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됐다고 해서 발의자가 자리를 내놓지는 않는다”며 “공갈, 협박으로 (비판을) 무력화하려는 민주주의 파괴 행위”라고 했다. 한지아 의원도 “사퇴하지 않기 위한 조건을 만든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도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길을 잃은 것 같다. 국민의힘은 국민과 함께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적었다.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오 시장은 이날 국회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는데, 승리로 이끌어야지 직을 걸고 (대표 사퇴나 재신임 주장을) 하라?”라며 “(윤 전 대통령 절연 등) 고민이 담긴 답변을 기대했는데 당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자리를 걸라는 건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여·야·정이 함께 문제를 풀어내는 출발점으로 영수회담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 수석도 “정부와 국회가 서로 지혜를 모아서 함께 힘을 모아가야 할 시기”라고 화답했다. 다만 청와대에선 “리더십이 흔들리는 장 대표가 국면 전환을 꾀하려는 것”(여권 핵심관계자)이란 반응이 나오며 영수회담에는 부정적 기류라고 한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월 29일 오후 소통관에서 자신의 제명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당내 논란이 됐던 6·3 지방선거 경선룰과 관련해 ‘당원 선거인단 투표(당심) 50%·국민 여론조사(민심) 50%’를 유지하기로 했다. 나경원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에서는 당심을 70%로 올리는 안(案)을 권고했지만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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