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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과잉 진료와의 전쟁' 나섰다…"병원·의사 실명 공개할 수도"

중앙일보

2026.02.04 23:50 2026.02.0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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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건보공단 영등포북부지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과잉 진료'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적정진료 추진단’을 만드는 한편, 과잉진료 의사의 실명과 병원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5일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서울 영등포구 건보공단 영등포북부지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정 이사장은 “해마다 급여비 지출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가파르게 감소하는 당기수지 흑자와 계속 증가하는 지출의 간극을 메우지 않으면 재정 고갈 상황은 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급여 지출의 주원인으로 의료 행위량의 증가를 지목했다. 건보공단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12~2019년 고령화와 입원·외래 진료(횟수)가 지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수가와 행위량의 곱’이 차지하는 기여도는 44%에서 77%로 급격히 늘었다.

건보공단은 과잉 진료를 탐지하기 위해 ‘적정진료 추진단(NHIS-CAMP, 나이스 캠프)’을 구성했다. 공단 내 22개 부서가 참여해 급여비 분석을 공동으로 수행한다. 203개 대표 질병과 1227개 행위군을 교차 분석해 약 25만 개의 행위 데이터를 분석해 과잉 진료가 이뤄지는 기관을 판별한다. 이후 통계 분석 이후 의료진·학회 자문을 거쳐 후속 조치까지 연계한다.

올해에는 진료비 정보공개 시스템도 단계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과잉 진료 탐지로 인해 적어도 건강보험료 0.5~1.1% 증가분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이사장은 간담회 이후 진행된 오찬에선 수위 높은 제재 방안도 언급했다. 그는 “부적절한 과잉 진료에 대해서는 급여 지급 자체를 안 할 생각”이라며 “정말 극단적인 경우에 필요하면 의사 실명과 병원 명단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특별사법경찰권(특사경)도 강조했다. 의사·약사 면허를 빌린 이른바 ‘사무장 병원’과 면허대여약국(면대약국) 등 불법 개설 기관으로 인한 건보 재정 누수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사무장병원 단속 등을 위한 건보공단 특사경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건보공단은 불법개설기관 전문 조사 인력 53명과 조사 경험을 갖춘 인력 200여 명을 중심으로 집중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건보공단은 담배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흡연 폐해 손해배상 소송(담배소송)의 상고심을 앞두고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중심으로 새 변호인단을 꾸린다. 지난달 15일 2심 패소 이후 상고를 결정한 상황에서 기존 논리를 반복하기보다는 상고심에 맞춘 법리 구조를 새롭게 짜겠다는 판단이다. 건보공단은 2심 판결에 불복해 전날 대법원에 상고했다.

정 이사장은 “지금까지 소송 과정에서 제기할 수 있는 논리는 거의 다 소진됐다”며 “같은 논리로는 결과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변호인단을 새롭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과관계를 전면 부정하던 1심 판결에서 한 단계 나아간 평가가 나온 것은 의미가 있다”며 “이를 법리적으로 어떻게 재구성하느냐가 상고심의 관건”이라고 했다.



김남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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