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수만명의 소셜미디어(SNS) 팔로워를 보유한 유명 패션모델이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가상 모델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4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최근 패션모델 ‘즈엉 투이 린’이 실제 인물이 아닌 AI 가상 캐릭터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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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운영자가 만든 AI 모델…“모델 비용 비싸”
이 가상 모델은 하노이에 거주하는 꽝동(23)이 생성형 AI 도구와 영상 생성 AI 등을 활용해 개발했다.
과거 의류 전문 전자상거래 쇼핑몰을 운영했던 꽝동은 가장 큰 부담으로 높은 모델 섭외 비용과 불확실한 홍보 효과를 꼽았다. 그는 촬영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가상 모델 제작을 본격적으로 시도했다. 동양적인 얼굴형과 하얀 피부, ‘부잣집 딸’ 같은 스타일을 갖춘 캐릭터로 린을 설정해 자신이 판매하는 의류 콘셉트에 맞췄다.
꽝동은 여러 생성형 AI 도구를 조합해 실제 제품 사진과 원단의 질감, 늘어짐 정도까지 반영한 이미지를 구현하고 있으며, 실제 상품과의 유사도가 95%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즈엉 투이 린의 영상은 한 달 만에 수백만회 조회 수를 기록했다. 뭘 입어도 잘 어울려서 하루 100~200건의 주문이 성사됐다고 꽝동은 전했다.
그는 “AI모델 도입 첫 달에만 3억 동(약 168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과거 많은 시간이 걸리던 콘텐트 제작 시간이 현재는 5~10분으로 단축돼 하루 15~20개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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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현장으로 확산되는 AI 모델
마케팅 전문가 응우옌 타인 남(31)도 AI 모델을 활용해 제품 후기 영상을 제작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예쁜 얼굴이 아니라 미세한 표정 변화와 입모양 등 ‘영혼’을 불어넣는 것이 핵심”이라며 “건당 100만~500만 동(5만~28만원)의 광고 제작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베트남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했으며, 관련 시장 성장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10대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된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AI 기반 가상 모델 산업 역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베트남에서는 AI 가상 모델 제작을 가르치는 코칭 서비스와 제작 대행업도 등장했다. 하노이에서 활동하는 한 강사는 “올해 1월에만 150명의 수강생이 몰리는 등 전월 대비 수요가 2배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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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법적 문제에 대한 경고도
전문가들은 AI 가상 모델 확산이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법적ㆍ윤리적 문제를 경고하고 있다. FPT 스마트 클라우드 산하 비전센터의 응우옌 바오 쭝 센터장은 “타인의 얼굴이나 이미지를 무단으로 활용해 AI를 학습시키는 행위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 생성 콘텐트에 대한 표시 의무와 저작권 침해, 사기 행위에 대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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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현실의 감정까지 대체할 수 없다”
꽝동은 가상 모델의 인기가 높아진 이후 소비자를 속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콘텐트가 AI로 제작됐다는 사실을 항상 공개하고 있다”며 “AI가 사람보다 더 완벽해 보일 수는 있지만, 현실의 경험과 감정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도 즈엉 투이 린의 틱톡 계정에는 매일 수백 건의 구매 문의와 만남 요청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으며, 상당수 이용자는 해당 모델이 실제 인물이 아닌 AI로 생성된 가상 캐릭터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