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단식 농성 뒤 첫 지역 일정으로 제주를 방문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사태로 당이 내홍에 휩싸인 가운데 ‘험지’로 분류되는 제주를 찾아 지방선거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장 대표 제주 방문은 지난해 8월 대표 취임 뒤 처음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제주도당 당사에서 제주 청년과의 간담회를 열고 “제주에 오기 전에 무거운 짐을 많이 내려놓고 왔으니 좋은 말씀, 좋은 정책을 제안해 달라”고 했다. 장 대표는 제주에 오기 직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까지 누구라도 정치적 생명을 걸고 사퇴와 재신임을 요구한다면 전(全)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이어 “국민의힘 지방선거 첫 키워드는 청년”이라며 “이번 지선에선 제주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제주 청년들을 위한 특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6일에는 제주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주민간담회를 열고, 감귤 거점산지 유통센터를 방문해 업계 관계자들과 면담한다.
제주는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험지다. 양정규(제주 북제주)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2002년 재·보궐선거를 끝으로 22대 총선까지 단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하고 전패했다. 새누리당이 152석으로 단독 과반을 차지한 19대 총선 때도 제주의 3개 의석을 모두 민주통합당이 가져갔다. 제주지사 선거에서도 원희룡 전 지사가 2014·2018년 연달아 이겼지만, 2022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지사가 당선됐다. 최근 오 지사가 재선 도전을 시사한 가운데 국민의힘은 제주지사 후보 구인난을 겪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제주는 경기만큼 어려운 지역”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장 대표의 제주 방문을 기점으로 험지를 공략할 계획이다. 5일 최고위에선 광주·전남미래산업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이정현 전 의원을 임명했다. 장 대표 측은 “호남 발전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주겠단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2년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민심이 심상치 않은 강원도 공략 대상이다. 당 지도부 인사는 “제주부터 강원까지 모두 장 대표가 직접 방문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주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명하며 본격적인 지방선거 모드로 돌입한다. 오는 12일부터 2주간 대국민 정책 공모전을 열어 정책 아이디어도 모집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년·호남·노동 분야 등 취약점을 극복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