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질롱(호주), 이후광 기자] 프로야구 KT 위즈가 공들여 수집한 ‘1픽’들이 드디어 빛을 보는 걸까. 호주에 집결한 1차 지명자들과 1라운드 지명자들이 연일 살벌한 구위를 뽐내며 제춘모 투수코치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KT는 호주 질롱 스프링캠프에 아직 알을 깨지 못한 1차지명자 및 1라운더 투수 5명을 데려왔다. 2019년 1차지명된 좌완 전용주를 필두로 2023년 1라운드 10순위로 뽑힌 우완 사이드암 김정운, 2024년 1라운드 7순위 우완 원상현, 2025년 1라운드 9순위 지명된 우완 김동현, 2026년 1라운드 6순위 우완 박지훈이 그들이다.
신인 박지훈을 제외한 4명의 공통점이 있다면 ‘1픽’답지 않게 아직 1군에서 존재감을 뽐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용주는 전도유망한 좌완 기대주로 주목받았지만, 지난해가 돼서야 가능성을 보이며 1군 통산 성적이 44경기 승리 없이 2패 5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머물러 있고, 김정운은 데뷔 첫해 5경기 등판에 그친 뒤 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6명 가운데 가장 인지도가 높은 선수는 ‘커브 마스터’라 불리는 원상현이다. 첫해 22경기로 1군의 맛을 본 그는 지난해 한때 필승조를 담당하기도 했으나 52경기 승리 없이 3패 14홀드 평균자책점 5.21의 시행착오를 겪었다. 193m 장신 우완 김동현 또한 지난해 데뷔 첫해를 맞아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3.50의 쓴맛을 봤다.
KT가 매년 신인드래프트마다 이들을 가장 먼저 호명했다는 건 그만큼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 아마추어 시절과 달리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한 이들은 이번 질롱 스프링캠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훈련 자세로 KT 투수왕국에 힘을 더할 채비를 하고 있다. 그 누구도 경쟁을 유도하지 않았지만, 이강철 감독의 눈도장을 찍기 위해 스스로 경쟁을 자청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원상현 / KT 위즈 제공
전용주는 이번 캠프에 참가한 좌완투수 중에서 구위와 안정감이 가장 돋보인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및 대만 교류전에서 호투를 펼쳤는데 그 기세가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진 모습이다. KT 관계자는 “전용주의 스프링캠프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팀의 좌완 약점을 메워줄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상무에서 돌아온 김정운은 불펜피칭에서 좋은 투구로 호평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 귀국에 앞서 김정운을 5선발 후보로 꼽았던 터. 원상현 또한 불펜피칭에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며 3년차 시즌을 기대케 했고, 김동현은 벌써 직구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측정됐다. 신인 박지훈은 ‘킥체인지업’을 구사하며 데뷔 첫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동현 / KT 위즈 제공
KT 제춘모 투수코치는 “투수들이 알아서 경쟁을 하고 있다. 투수 한 명이 나와 훈련을 하면 다들 같이 나와서 한다. 페이스가 너무 빨라 걱정일 정도다”라고 ‘1픽’들의 열의를 높게 샀다.
위에서 언급된 5명의 투수 모두 이강철 감독이 1군에서 필요로 하는 자원들이다. 전용주는 KT 뒷문 좌완 기근을 해소할 적임자이며, 김정운, 김동현, 박지훈 등은 향후 고영표, 소형준과 함께 막강 선발진을 구축할 미래 자원이다. 이미 1군 뒷문에서 경쟁력을 뽐낸 바 있는 원상현은 기량 업그레이드를 통해 확실한 필승조 정착을 꿈꾸고 있다. 이들이 1군 경쟁에 합류한다면 KT 투수왕국이 한층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