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캠퍼스 4공장(P4)에 신규 D램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선다.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초강세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차세대 HBM을 앞세워 메모리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까지 평택캠퍼스 P4에 월 10만~12만장 규모의 D램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라인을 설치하는 내부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증설 라인은 HBM4에 탑재되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 전용으로 알려졌다.
1c D램은 HBM4에 적용되는 최선단 공정 제품이다. HBM4에는 1c D램이 12단 적층 방식으로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올해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를 대상으로 HBM4 공급에 나설 계획이며, 이달 중 양산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의 D램 웨이퍼 생산능력은 월 66만장 수준이다. P4 신규라인이 완료되면 1년 만에 D램 생산능력이 최대 18% 확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에 수십조원이 투입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HBM4 생산 비중도 크게 늘어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월 6만~7만장 규모의 1c D램 생산라인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대 12만장이 추가될 경우, 전체 D램 생산능력(약 78만장) 가운데 HBM4용 D램 비중은 약 25%에 달하게 된다.
삼성전자가 HBM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메모리 시장의 급격한 회복세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메모리 가격은 전 분기대비 80~9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라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올해 캐펙스(CAPEX·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상당 수준 증가할 것”이라며 “신규 팹(공장)과 클린룸 선행 확보를 통해 설비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AI 응용 시장 대응을 위해 D램은 1c 나노, 낸드는 V9을 중심으로 선단 공정 캐파(CAPA) 확보를 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