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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연준 새 의장, 쿠팡과 인연"…로저스, 임직원에 메일

중앙일보

2026.02.05 03:29 2026.02.05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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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1월 30일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해럴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가 최근 쿠팡 임직원에게 사내메일을 보내 케빈 워시 쿠팡Inc 이사와 인연을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로저스 대표는 최근 품절사태를 빚은 ‘99원 생리대’ 판매를 두고도 쿠팡의 고객 감동 사례라고 평가했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후 ‘쿠팡의 동료 여러분께’로 시작하는 이메일을 전 임직원에게 발송했다. 그는 메일에서 “회사를 둘러싼 안팎의 관심과 추측, 여러 이야기들 속에서도 흔들림없이 각자의 업무에 집중해주시고 계신 동료 여러분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대전의 한 쿠팡 물류센터 앞 신호등에 눈과 고드름이 맺혀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로저스 대표는 먼저 자신을 둘러싼 경찰조사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1차 출석했으며, 오는 6일 2차 조사를 앞두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약 12시간에 걸친 조사에서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진실이 철저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성실히 임했다”며 “그것이 쿠팡 고객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도 여러 정부 기관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자료 제출, 대면 인터뷰 인터뷰 등에 적극 협조해 사태가 조속히 정리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자신이 조사를 받은 날 케빈 워시 쿠팡Inc 이사가 미 연방준비제도(Fed) 차기 의장 후보로 지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고 했다. 로저스 대표는 “케빈은 2019년 10월부터 쿠팡 이사회 구성원으로 오랜 시간 회사의 성장을 함께해 왔다”며 “저는 케빈이 새로운 자리에서도 분명 뛰어난 역할을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자리를 빌려 진심 어린 감사와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글 말미에서 로저스 대표는 쿠팡의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가 공급한 ‘99원 생리대’를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실을 시작으로 공정거래를 통해 생리대 가격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어졌고, 해당 제품은 큰 호응 속에 단기간에 매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우리가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해결하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이어 “이 사례가 쿠팡의 모든 리더십 원칙을 가장 잘 보여준 매우 모범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쿠팡 '99원 생리대'에 품절 상태가 표시돼 있다. 사진 쿠팡


“내부 메시지 넘은 대외 메시지” 해석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메일을 단순한 내부 메시지를 넘어선 ‘대외적 메시지’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로저스 대표가 수사 상황을 상세히 언급한 데 이어 미 연준 의장 후보와의 인연까지 거론한 것은 쿠팡이 미국 정·재계와의 인맥과 연결고리를 부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최근 쿠팡을 둘러싼 각종 규제·수사 국면에서 미국 측의 관심과 영향력이 거론되는 상황과 맞물려, 쿠팡이 ‘미국을 배경으로 한 글로벌 기업’임을 한국 사회와 정부에 다시 한번 각인시키려는 메시지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특히 로저스 대표가 ‘99원 생리대’ 사례를 강조한 대목도 주목된다. 로저스 대표가 이 사례를 모범 사례로 치켜세운 것은 쿠팡이 이재명 대통령실이 주문한 민생·물가 안정 이슈 해결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것이다. 익명을 원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 압박 국면에서 ‘문제의 당사자’가 아닌 ‘해결의 주체’임을 강조하려는 전략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영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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