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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스타인 스캔들에 英총리직 위기…스타머, 피해자들에 사과(종합)

연합뉴스

2026.02.05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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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내 불만 확산…정치불안에 영국 국채 10년물 하락
엡스타인 스캔들에 英총리직 위기…스타머, 피해자들에 사과(종합)
노동당내 불만 확산…정치불안에 영국 국채 10년물 하락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미국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문건 공개의 여파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자리까지 흔들고 있다.
집권 노동당의 중견 정치인 피터 맨덜슨 전 산업장관이 엡스타인과 친분을 유지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국 주재 대사로 임명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다.
영국 매체들은 5일(현지시간) 일제히 스타머 총리의 자리가 위기라고 보도했다. BBC 방송은 "스타머에게는 이런 나날을 더 감당할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맨덜슨 사태가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스타머의 종말을 연 것으로 여겨진다"고 해설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4일 하원 총리질의(PMQ)에서 인사 과정에 맨덜슨과 엡스타인의 관계에 대해서 들었다면서도 맨덜슨이 총리실의 계속된 질의에 그 관계의 범위를 왜곡해 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사 과정에 관한 문건을 국가 안보와 외교, 경찰 수사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앤절라 레이너 전 부총리를 비롯한 노동당 의원들에게 '은폐'라는 반발을 샀고 결국 의회 정보안보위원회에 모든 문서의 공개 여부를 맡기는 것으로 물러서야 했다.
당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스타머 총리는 이미 국정운영에 대한 실망감으로 역대급 수준으로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웨스 스트리팅 보건복지장관, 에드 밀리밴드 에너지안보장관, 앤디 버넘 그레이터 맨체스터 시장, 레이너 전 부총리 등이 차기 당 대표 겸 총리 경쟁자로 거론되는 등 압박을 받아 왔다.
배리 가드너 하원의원은 BBC에 출연해 노동당 평의원들이 스타머 총리에게 서둘러 잘못을 인정하고 대응하기를 기대했지만 인사 절차 뒤에 숨어 상황을 피했다고 비판했다.
칼 터너 하원의원은 당내 하원의원들의 분노가 16년 정치생활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맨덜슨 임명의 배후인 모건 맥스위니 비서실장부터 바로 해임해야 한다고 타임스라디오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당내 의원들이 스타머 총리에게 남은 날을 세어 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스타머 총리 측은 맨덜슨에게 포화를 집중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티브 리드 주택장관은 "문제는 검증 절차가 아니라 맨덜슨이 거짓말을 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엄청나게 배신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장중 4.59%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파운드화 가치는 1.36달러로 전장보다 0.4% 하락했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거시연구책임자는 보고서에서 국채 가치 하락은 스타머 총리의 교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그가 상당한 국내 압박을 받는 만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타머 총리는 5일 거듭 맨덜슨의 거짓말 때문에 잘못 판단했다며 엡스타인 사건의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이날 지역사회 투자 정책 발표하면서 "맨덜슨은 엡스타인을 거의 잘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설명했다"며 "그게 사실이 아님이 명확해졌을 때 그를 해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엡스타인 피해자들이 겪어온 정신적 고통을 언급하면서 "죄송하다. 맨덜슨의 거짓말을 믿고 그를 임명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당내 퇴진 요구 움직임과 관련한 질문엔 "(의원들의) 실망과 분노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024년 선출돼 나라를 개선할 권한을 받았고 그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 우리나라에 중요한 바로 그 일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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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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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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