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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급 대우…만화대국 일본이 반긴 K웹툰 작가

중앙일보

2026.02.0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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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석 만화가가 지난달 일본 신주쿠 한국문화원에서 팬들과 만났다.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우리도 한 번 K팝 아이돌처럼 팬미팅 사진을 찍어보자”는 사회자 말에 머쓱해하며 바닥에 주저앉는다. 웹툰 ‘송곳’과 ‘지옥’으로 유명한 최규석(48) 작가다. 지난달 30일 일본 신주쿠에 있는 주일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작가와의 대화 행사장. 팬들을 등지고 ‘아이돌처럼’ 사진을 찍기 위해 바닥에 앉은 그가 어색해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날 자리를 채운 일본인 팬 100여 명은 사진 촬영 내내 손하트를 날렸다. 여느 K팝 아이돌 팬미팅과 달랐던 점은 하나. 참석자들은 그에게 ‘당신은 왜 그림을 계속 그리는가. 지옥은, 천사는 무엇인가’와 같은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만화 대국’ 일본에서 한국 웹툰을 알리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개최한 ‘세로로 읽는 이야기, 2026 K웹툰 전시’를 위해 일본을 찾은 그를 만나봤다.

그는 “직업인으로서의 고향에 온 기분”이라며 어린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경남 진주 진양군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가 처음 일본 만화를 접한 것은 중2 때. 아다치 미쓰루(安達充)의 만화책 ‘터치’를 펴든 그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는 “과장된 액션 대신 눈동자의 움직임이나 스쳐 지나가는 새 한 컷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연출은 지금도 마음에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김수정 작가의 만화 ‘아기공룡 둘리’를 오마주한 단편 ‘공룡 둘리’, 반 지하 단칸방에 사는 청춘들을 그린 ‘습지생태보고서’에 이어 100명 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린 ‘송곳’(2013년)은 그에게 ‘웹툰 작가’란 칭호를 붙여줬다. 대형마트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노동문제를 그린 이 작품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반향을 일으켰다. 2019년부터 연재한 웹툰 ‘지옥’은 그의 영역을 넷플릭스라는 새 영역으로 발 딛게 했다. 대학 친구인 연상호 감독이 이를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넷플릭스 전세계 시리즈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호평받았다.

웹툰 ‘지옥’의 작업 과정 등이 소개된 전시회를 둘러본 그는 “일본에서도 내 만화를 봐주는구나, 놀랍고 반갑다”고 했다. 그는 “한국 종이만화 산업이 쇠퇴하던 당시 일본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이 직업적으로 찾아낸 도구가 웹툰”이라며 “웹툰을 한·일이 많이 사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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