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밀라노에 내린 ‘피겨의 별’

중앙일보

2026.02.05 07:02 2026.02.05 07:39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훈련하고 있는 차준환. 김종호 기자
4일(현지시간) 저녁 이탈리아 밀라노의 말펜사국제공항. 고요하던 입국장이 일순 들썩이기 시작했다. 대형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든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빈 공간을 가득 메웠다. 잠시 후 순백의 단체복을 갖춰 입은 무리가 입국장 문을 열고 등장하자 일대는 뜨거운 함성과 환호,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로 가득 채워졌다. 차준환(25)을 필두로 한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단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결전지에 입성한 순간이었다.

차준환과 김현겸(20), 신지아(18), 이해인(21) 등 피겨대표팀은 최근까지 국내에 머물며 막바지 담금질을 소화한 뒤 은반 위의 드라마를 꿈꾸며 밀라노선수촌으로 향했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선수단은 4일(현지시간) 밀라노에 입성했다. 위에서부터 차준환, 김현겸, 신지아, 이해인. 이들을 보러 온 팬들로 입국장은 인파로 붐볐다. 차준환은 “이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들을 맞이하려는 인파로 붐빈 입국장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선수는 역시나 ‘피겨 왕자’ 차준환이었다. 베이지색 비니로 멋을 낸 차준환이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이 몰려들어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사인과 사진 요청이 몰려든 가운데, 일부 팬들은 미리 준비한 선물과 꽃을 건넸다. 스케이트 부츠를 들고 나와 차준환의 사인을 받은 팬이 활짝 웃는 모습도 포착됐다. 14시간이나 이어진 장거리 비행에도 차준환은 피곤한 기색 없이 팬들과 교감했다.

차준환은 “이제 비로소 올림픽 출전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면서 “지난달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을 마친 뒤 일주일 정도 시간이 있었다. 이 기간 몸 상태를 회복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했다. 이어 “좋은 연기를 펼치기 위해선 현지 적응을 잘해야 한다. 비행기 안에서부터 숙면을 취하며 컨디션 관리를 시작했다. 경기 당일까지 최고의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함께 입국한 신지아는 “잠시 쉬면서 최근 선보인 연기 영상을 돌려봤다. 4대륙선수권 쇼트 프로그램에선 실수가 있었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서 어느 정도 만회해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미소지었다.

이날 현장에선 전 세계를 휩쓴 K팝 열기도 체감할 수 있었다. 아이돌 그룹 ‘엔하이픈’ 멤버 성훈(24)이 선수단과 동행했기 때문이다. 성훈이 등장하자마자 팬들이 몰려들어 입국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대한체육회 공식 홍보대사이기도 한 성훈은 2014년 대한빙상경기연맹(KSU) 주니어종합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딴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이다. 이후 아이돌 연습생으로 진로를 바꿔 K팝 스타로 거듭났다. 4년 전 한 가요 시상식에선 차준환과 합동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선 성화 봉송 주자로 선정돼 한국 선수단의 얼굴 역할을 맡는다.

한편 차준환은 여독을 풀 새도 없이 바로 다음날 오전부터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로 나왔다. 스텝과 스핀, 점프 훈련을 차례로 소화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훈련이 끝난 뒤 만난 차준환은 “메인링크를 쓸 수 있는 날이라 빙질과 링크장 크기를 체크하기 위해 간단하게 연습했다.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고 밝게 웃었다.

피겨스케이팅은 6일 단체전인 팀 이벤트로 대회 일정을 시작한다. 남녀 싱글은 각각 8일과 9일부터다.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지난 2014년 소치 대회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36)가 은메달을 따낸 이후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추가하지 못했다.





고봉준([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