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가 미국 관세 영향에도 지난해 합산 매출액 18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썼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부문에서 10조318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고, 넥센타이어도 3조1896억원으로 사상 첫 매출 3조원을 넘겼다. 실적 발표를 앞둔 금호타이어도 매출액 시장 추정치가 4조7448억원으로, 역대 최고치 달성이 유력하다.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부품 관세 조치가 발표되자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타이어 3사는 타이어 가격을 올려 피해를 상쇄했다. 완성차 업체와 계약해 납품하는 신차용(Original Equipment) 타이어는 즉각 가격을 올리기 어렵지만, 국내 3사는 교체용(Replacement Equipment) 타이어 비중이 높아 빠른 가격 대응이 가능했다. 여기에 18인치를 넘는 고인치 타이어나 전기차용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원화 약세로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고단가·고마진 제품인 전기차 타이어의 비중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차는 배터리가 탑재돼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기 때문에 타이어도 내구도가 높아야 한다. 이 때문에 가격도 30~40% 더 비싸다.
한국타이어는 신차용 타이어 매출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2023년 15%, 2024년 22%, 2025년 27%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2020년대 초 판매됐던 전기차의 타이어 교체 주기가 돌아오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세계 전기차 판매 성장률보다 한국타이어의 전기차 타이어 성장이 더 빠르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특히 전기차를 선도하는 테슬라와 중국 업체에 대한 공급 점유율이 높다”고 말했다.
넥센타이어도 내연기관차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유럽 매출이 1조1347억원에서 1조3093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GLC EQ’, BMW의 ‘iX’ 등 24개 차량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갔고, 올웨더·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늘어난 덕이다.
타이어 3사는 모두 해외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미국 테네시주 공장 증설을 완료해 생산 규모를 2배 늘릴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공장을 증설해 동남아 수출 기지로 삼고, 유럽 공략을 위해 폴란드 신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넥센타이어도 체코 공장 가동률을 높여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에 더 많은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