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3월부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미 중소기업청(SBA)의 대출 대상을 시민권자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한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모든 금융 서비스에서 영주권자를 포함해 투표권이 없는 외국인을 배제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SBA는 지난 2일(현지시간) ‘7(a) 대출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 개정안을 발표했다. “미국 시민 또는 국적자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주 거주지가 미국 내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투표권이 없는 영주권자는 대출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의미다.
해당 프로그램은 미국 내 신용 기록이 많지 않거나 경제 활동 이력 없이 자영업이나 소규모 사업을 시작하는 소상공인에게 75~85%의 정부 보증을 지원해 은행 대출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다. 영주권자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사실상 은행권 대출이 막힐 가능성이 있다.
매기 클레먼스 SBA 대변인은 “미국 시민을 위한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전념하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생산활동을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SBA 대출 한도를 상향하는 법안까지 통과되면 (미국인에게) 더 많은 자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 상원 중소기업위원회 간사(매사추세츠), 니디아 벨라스케스 하원 중기위 간사(뉴욕)는 공동성명을 내고 “성실하게 일하는 합법적 이민자들의 사업 확장을 돕는 대신 배제하는 증오를 선택했다”며 “이민자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할 자격이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스티브 강 LA 한인회 이사장은 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SBA 대출은 지금까지 한인 상권을 지탱해온 ‘생명줄’과 같은 제도”라며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기존 사업자들은 사업 확장이 어려워지고, 사업을 시작하려는 한인들은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인회 차원에서 연방 하원의원실 등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계 은행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히 규모가 작은 은행들은 영업 대상의 대부분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 전체의 연쇄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금융 서비스에서 이민자 배제 정책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단 점이다. 센터스톤 SBA렌딩의 라이언 킴 부사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SBA를 시작으로 일반 부동산 모기지를 포함한 모든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도 비시민권자가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